통계청이 16일 ‘2015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 개편 결과’를 발표했다. 농산물 쪽의 개편 내용으로는 최근의 소비패턴을 반영해 조사품목에 현미·블루베리·파프리카가 추가됐고, 계절 농산물인 딸기·열무·가지는 조사기간이 확대됐다.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농축산물이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낮아졌다는 점이다. 농축산물의 소비자물가 가중치는 66으로 이전 기준연도인 2012년의 66.3에 비해 0.3포인트, 농산물만 따지면 44.1에서 41.9로 2.2포인트나 낮아졌다. ‘66’이라는 것은 한 가정의 소비지출에 1000원이 든다고 가정할 때 농축산물 구입에 66원을 쓴다는 뜻이다. 농축산물 전체가 이 정도임을 감안하면 주요 항목인 전세 49.6, 월세 43.6, 휴대전화 38.3, 휘발유 25.1 등에 견줘 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셈이다.
농축산물의 가중치가 내려간 것은 농산물 가격 하락이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대표적 품목인 배추의 경우 가중치가 2012년 1.7에서 2015년 1.2로 낮아졌는데, 이 기간 도매가격(10㎏ 기준)은 6765원에서 5290원으로 21.8% 하락했다. 또 소비부진도 원인으로 작용해 1인당 연간 소비량이 계속 줄고 있는 쌀은 가중치가 6.4에서 5.2로 떨어졌다.
통계청 발표에서 보듯, 이미 우리나라는 식료품이 가계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후진국형 구조는 벗어났다. 농축업이 기후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이다 보니 수급에 일부 불균형이 있기는 하지만, 번번이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매도당할 대상은 아니라는 얘기다. 소비자들의 민감한 반응에 물가안정 차원에서 농산물 수입이 늘면 농민들이 냉가슴을 앓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도 안전성을 보장 못하는 농식품을 식탁에 올려야 한다. 언론들도 이러한 농축산물의 상황을 헤아려 제발 호들갑 좀 떨지 말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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