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품질·위생 좋지 않지만 저가침투…가정식탁까지 ‘위협’
작년 수입량 22만4천t
2014년보다 5.3%나 늘어
국내 상품김치 소비량 중국산 비중 36.4% 달해 외식·급식업체 사용 급증세
중국 생산업체 현황
규모 갖춘 업체 100곳 이상 한달에 1400t 처리 가능
주문후 1주일이면 공급 가능 9월 수입단가 1㎏당 653원
“생포기김치는 가격이 저렴해서 식당에서도 많이 찾습니다. 맛김치는 드시기 좋게 썬 김치로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 드실 수 있습니다. 슬라이스김치는 식당에서 볶음용과 컵밥으로 많이 찾습니다.”
중국산 김치를 수입·판매하는 업체의 온라인 쇼핑몰 광고 문구다. 가격은 10㎏ 기준 8500원에 포장비 2500원(종이박스)~3500원(아이스박스)을 더한 1만1000~1만2000원 선이다. 반면 한 지역농협은 배추·고춧가루 등 모든 원재료를 국산으로 사용해 담근 포기김치 5㎏을 3만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국내 김치시장을 공습 중인 중국산 김치의 가격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중국산 김치는 이같이 싼값을 토대로 음식점을 비롯해 고속도로 휴게소·구내식당 등을 야금야금 갉아먹은 데 이어 일반가정까지 침투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산 김치 22만4124t 수입=세계김치연구소의 ‘2015 김치산업 동향’에 따르면 국내 김치 소비량은 160만t으로 추정된다. 가정 소비량이 119만1700t(74.5%), 외식·급식을 통한 소비량이 40만8900t(25.5%)이다.
가정용 소비량 가운데 직접 담그는 담근김치는 87만1000t(73.1%), 구입하는 상품김치는 32만700t(26.9%)이다.
또 외식·급식용의 경우 담근김치가 11만3400t(27.7%), 상품김치가 29만5500t(72.3%)이다.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지난해 2014년보다 5.3% 늘어난 22만4124t(약 1억1323만6000달러)에 달했다. 2012년엔 21만8842t(약 1억1082만6000달러), 2013년엔 22만218t(약 1억1743만1000달러), 2014년엔 21만2938t(약 1억439만6000달러)이었다.
지난해 들어온 중국산 김치가 국내 김치 소비량의 14%, 상품김치 공급량의 36.4%를 담당한 것이다. 더욱이 중국산 김치가 가정용으로 거의 소비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외식·급식업소의 상품김치 사용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5.9%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세계김치연구소가 540곳의 외식·급식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6.5%가 ‘수입 김치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업종별로 보면 중국음식점 91.4%, 분식 및 김밥전문점 69.2%, 한식 52.8%, 기타음식점 43.5% 순이었다.
김치업계의 한 관계자는 “관세청의 주요 농축산물 수입현황을 보면 올해 1~9월 김치 수입량이 17만9942t으로 지난해의 80%를 넘었다”며 “수입량이 매년 20만t을 넘어서는 것은 고정적인 수요처가 자리 잡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최대 15일 정도면 제조·공급 가능=중국산 김치 수입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업체 관계자의 설명과 최근 열린 ‘김치학 심포지엄’ 발표자료를 종합해보면 중국 내 한국식 김치 생산량은 연간 30만t으로 추정된다.
과거 영세한 곳은 대부분 사라지고 일정한 규모를 갖춘 업체들이 영업 중인데 한국인·조선족·한족이 운영한다. 김치공장은 산둥성·랴오닝성·지린성을 중심으로 100개 이상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이 가운데 70% 정도가 산둥성 내 칭다오·웨이하이·옌타이 등에 위치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현지인이 운영하던 규모가 작은 공장은 대부분 사라졌다”며 “규모가 예전보다 훨씬 커져 업체당 적어도 한달에 20t짜리 컨테이너 50~70개는 처리하는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중국산 김치가 국내로 들어오는 기간은 이르면 일주일에서 최대 15일이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도매업자가 현지 생산공장에 발주하면 즉시 생산에 들어간다. 수요가 꾸준한 만큼 배추 등 재료를 항상 준비하고 있어서다.
완성된 김치는 보통 칭다오에서 배에 선적돼 냉장상태로 들어오는데 3~4일 걸린다. 이 관계자는 “국내 통관절차는 짧게는 2일, 정밀검사가 필요한 경우 10일까지 소요된다”며 “발주에서 국내로 들어오기까지 평균 일주일 정도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국내 유통은 대개 도매업자가 고정거래처에 납품하거나 중도매인·식자재마트 등에 공급한다. 일부는 인터넷 쇼핑몰이나 전화주문을 통해 개별식당·개인소비자에게 판매된다.
중국산 김치의 현지 제조원가는 대략 10㎏에 4000~5000원 선이다. 여기에 중국 세관을 통과하는 데 컨테이너당 50만~60만원(3000위안), 배 운송비 50만원 내외(약 400달러), 국내 관세(19.8%)·부가가치세(10%)·운반비·창고료 등으로 120만~150만원이 들어가는 게 일반적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9월 중국산 김치의 수입단가는 1㎏당 653원이었고, 1~9월 평균은 681원이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도매업자는 10㎏당 6500~7000원으로 김치를 받는 셈인데 국내에서 국산의 3분의1 또는 4분의1 수준인 1만원 안팎으로 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업체가 많아지면서 수입해서 어느 정도 인건비라도 남기려면 20~50컨테이너를 고정적으로 취급해야 하기 때문에 요즘은 규모가 큰 쪽으로 집중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승인·김재욱·장재혁 기자 |
[농민신문] 가을 배추·무 작황 및 가격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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