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배추와 2017년산 양파 재배면적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2017년산 마늘 재배면적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파종을 앞두고 진행한 ‘채소류 수급안정을 위한 주산지 미니전망대회’에선 주요 채소류 재배 의향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또 전망대회에 참석한 산지의 채소 농가들은 현장 토론을 통해 무분별한 수입산 농산물의 국내 시장 유입, 현장을 반영하지 못하는 생산비 책정 등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 17일 찾은 전남 무안의 전망대회를 중심으로 같은 날 열린 경남 창녕, 18일 진행된 경북 영천, 9일 진행된 제주 등 이번 미니전망대회의 주요 내용 정리와 더불어 농가 의견을 들어봤다.
2017년산 마늘재배면적은 올해보다 10% 늘 듯
양파는 마늘로 작목전환 증가 등으로 감소 전망
▲주요 채소류 재배 전망은=2016년 겨울배추는 지난해 대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1~4월 주 출하되는 겨울배추 재배 의향 조사 결과 전년 대비 4%, 평년 대비 7% 감소한 3425ha가 재배될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 지역에선 겨울배추 재배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겨울배추 주산지인 해남과 진도의 재배 면적이 각각 4%, 7% 감소할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이는 농가들이 출하기 가격이 높았던 마늘과 겨울대파 등으로 작목을 전환할 의향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겨울배추 파종을 앞둔 8월말 현재 배추 시세가 높아 겨울배추 재배 의향이 좀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경연은 겨울배추 산지기동반도 운영할 계획이다. 산지기동반은 해남 지역과 진도 지역으로 나눠 10월 상순부터 내년 2월 중순까지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내년 2월 하순부터는 월동배추 저장량을 파악하게 된다.
2017년산 마늘은 재배면적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마늘 의향면적 조사결과 2017년산 마늘 재배면적이 올해 대비 7%증가할 것으로 전망된 것. 다만 평년에 비해선 10%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마늘 중에선 한지형이 1.7% 증가에 그친 반면 난지형은 8.5% 증가가 예상됐다. 특히 호남과 경기·강원 지역에서 각각 11.3% 증가해 마늘 재배면적 의향치를 높였다. 이에 내년 수확기 가격대는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늘과 대조적으로 2016년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양파는 이 영향에다 마늘로의 작목 전환, 농촌 고령화, 인건비 상승 등이 맞물려 2016년산보다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재배 의향 조사 결과 2017년산 양파는 지난해 대비 8% 감소가 전망되고, 이는 평년보다도 9% 줄어든 수치다.
현장 농가 “흉년엔 무분별한 수입량 늘리기 문제”
“정부 산지생산비 책정시 현장 반영 미흡” 지적도
▲현장 목소리는=현장토론에선 채소 농가와 농업계 기관·단체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무엇보다 무분별한 수입산 농산물의 국내 시장 진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전남 신안의 한 농민은 “농사를 짓다보면 풍년이 돼 과잉 생산 되기도 하는 반면 흉년이 들어 생산량이 줄어들기도 한다”며 “그런데 풍년일 때는 정부에서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다가 흉년만 되면 즉각적으로 수입물량이 들어온다. 어느 정도 선에서 수입량을 유지해야 하는데 무조건 수입만 우선적으로 들여오면 흉년으로 물량이 줄어도 농가들에게 들어오는 소득은 별반 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모 농업기관 종사자도 “물량이 부족하다고 부족한 물량의 전체분을 수입해 오면 국내산에 타격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양파의 경우 조생종이 나오기 직전인 1~4월 수입물량이 늘어나면 조생종에 타격을 주고, 조생종 출하시기도 늦춰져 계속적으로 국내산 양파 시세에 여파가 가해질 수밖에 없다”며 “적어도 1~4월 수입되는 양파 물량은 조절해야 햇양파 수급에 지장을 주지 않을 수 있을뿐더러 이 시기 부족분은 조생종을 조금 당겨 출하해도 메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토론에서는 또 생산안정제 등의 정부 정책 시 산지의 생산비를 책정할 때 산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무안의 한 양파 재배 농민은 “생산안정제 등 정부의 수급 정책 사업의 경우 농가 생산비를 제대로 반영하는지 모르겠다. 도매시장 단가의 80%를 보존해준다고 하는데 중간 상인에 의해 좌우되는 시장 상황보다는 산지 여건을 반영해야 한다”며 “산지에선 인건비를 비롯해 농자재 가격 등 생산단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의 한 무 농민도 “무의 평균 생산비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현장에서 농민들이 체감하는 생산비는 더 높다”며 “특히 제주 지역의 경우 무의 평당 생산량이 타 지역보다 낮으므로 추후에는 제주지역만의 특화된 자료를 생성해 제공해 줘야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현장토론에선 비축 문제, 저장성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한 품종 및 매뉴얼 개발 등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가 도출됐다.
한편 이번 주산지에서의 전망대회 취지에 대해 농경연 관계자는 “농민 분들이 주요 채소류의 파종을 하기 전에 중요하게 검토해보라는 차원에서 주산지에서 미니전망대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지난해 파종 전 2016년산 조생양파 면적이 크게 늘 것이라고 예측,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올해 안타깝게도 이대로 됐다. 올해는 그렇게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파종 전 농민 분들에게 재배의향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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