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8월부터 배추·무 등의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새로운 형태의 계약재배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이 계약재배는 기존에 비해 수요처가 미리 확보된 이후 가격변동이 거의 없는 매취형 계약재배 사업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동열 at 유통이사를 만나 이 계약재배의 추진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 봤다.
안정된 수요처 확보로 차별화
▲새로운 계약재배 형태로 벌써부터 기대감이 높다. 기존의 계약재배와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는지.
-기존의 계약재배와 다른 점은 수요처가 확보 돼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대상fnf나 한성식품과 같은 대형 김치 제조업체 등으로부터 작기별로 물량을 신청 받아 생산자와 연결해 준다고 보면 된다. 이처럼 안정된 수요처를 사전에 확보하는 것이 기존 계약재배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이다. 이와 함께 산지 유통인들이 그동안 정책적으로 소외된 부분이 있었지만 이들을 농산물 유통의 한 축으로 인정하고 정부 정책사업에 파트너로 유인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배추와 무가 일부 투기성 작물로 오해받은 부분을 해소하고 1년 단위의 단기 계약이 아니라 고정 단가로 최소 3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하면서 안정된 수익구조를 창출하자는 것이 목적이다. 올해는 시작이 다소 늦어 사업규모는 2만톤으로 이미 수요처와 계약을 마친 상태다.
현장 관리단이 산지 품질관리
▲김치 제조업체들이 요구하는 상품성 유지와 계약 단가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계약 직후부터 현장 관리단을 운영해 산지의 품질관리를 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10명의 현장 관리단을 구성했으며 2018년 본사업이 시작되면 총 40명의 현장 관리단을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현장 관리단은 단순히 산지에서 상품성을 유지하는 것만이 아니라 수요처에서 선호하는 품종을 파종부터 수확기까지 관리하게 된다. 계약재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계약 단가를 결정하는 것인데 통상 수요처는 좀 더 싼 가격에, 공급처는 좀 더 비싼 가격에 공급하길 원한다. 이러한 요구들을 제3자의 입장에서 중재할 수 있는 계약재배 자문단을 운영해 이해 관계자 간의 민주적 합의에 기초한 가격을 결정하도록 했다. at는 수요처와 공급처의 가교 역할만 하고 중요한 의사 결정은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래야 이번 계약재배 방식이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생산자 안정된 영농활동 보장
▲이번 계약재배를 통해 가장 기대하고 있는 효과는 무엇인가.
-계약재배의 규모는 사실 전체 농산물 생산량의 20%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량 대비 물량이 미미하지만 이번 계약재배 물량이 시금석이 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새롭게 도입된 계약재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자들이 안정된 영농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 고정 수요처가 결정돼 있고 가격이 결정이 되다 보니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가장 올랐을 때를 기준으로 삼았으면 좋겠지만 실제는 가격이 폭락한 경우가 더 많다. 이제는 이러한 폭등과 폭락의 위험성을 배제하고 안정되고 고정된 수익을 창출하자는 것이다. 수요처도 자신들이 원하는 품종으로 안정된 물량 확보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계획 생산이 가능할 것이다.
생산자가 계약재배 선택 가능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at는 농업 관련 준정부기관으로 수요처의 입장도 중요하겠지만 생산자의 소득을 보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번 계약재배가 배추와 무를 대상으로 시작하지만 2018년까지 양파와 마을까지 품목을 늘릴 계획이다. 또한 현재는 공급자를 산지유통인연합회로 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일반 농가들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이 확대될 것이다. 그동안 계약재배가 하나의 형태에서 이제는 생산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진 것이다. 생산자들이 이 부분을 이해해 주길 기대한다.
김영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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