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무르고 부패 빨라져…출하주-도매법인간 분쟁 우려
선별출하 철저히, 늦작업해 수분 마른 후에 출하해야
도매시장에 출하되는 배추 상품성을 두고 출하주와 도매시장법인 사이의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생겨 철저한 상품성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더운 날씨와 잦은 비로 인해 배추에 수분 함량이 많아져 짓무르거나 부패가 빨리 일어나는 등 상품성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출하주와 경매사들 사이에 적지 않은 다툼도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이유는 상품성의 차이로 경매가격이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대관령에서 작업을 한 배추를 경기도의 한 도매시장과 지방의 한 도매시장에 배추를 출하한 출하주의 경우 5배가 넘는 경매가격의 차이를 보였다. 이 출하주의 배추는 경기도 도매시장에서는 10kg 망당 7100원의 경매가격을 받았지만 지방 도매시장에서는 1100~1200원에 낙찰이 됐다.
이를 두고 출하주는 운반비용도 더 들여서 출하를 했는데 경매가격이 차이를 보인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해당 경매사는 출하된 배추가 이동 과정에서 비를 맞아 경매를 할 수 없을 정도의 짓무름 현상이 심했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강원도 대관령의 한 배추 출하주는 “같은 밭에서 작업을 해 보냈는데 도매시장에 따라 가격 편차가 너무 크게 났다”며 “배추를 출하해 달라고 요구해서 운반비도 더 들여 출하를 했는데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해당 경매사는 “배추를 하차하는 과정에서 상품성이 너무 안 좋아 경매가 힘들다고 말했음에도 출하주의 요구에 따라 경매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물건을 보내 달라는 것은) 경매사의 입장에서는 출하를 독려하는 과정이며, 이 과정에서 들어온 물건은 좋고 나쁨을 떠나 좋은 가격에만 받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 도매시장법인은 출하된 배추의 손실을 떠안고 출하주에게 일정 부문 손해를 배상하는 차원에서 분쟁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최근 더운 날씨와 잦은 비로 인해 배추 상품성 하락으로 출하주와 도매법인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철저한 선별출하가 요구되고 있다. 더욱이 현재와 같은 날씨에서는 가급적이면 늦작업을 해 배추에 수분이 마른 후 출하를 하는 등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 가락시장의 고행서 대아청과 과장은 “지금 출하되는 배추들 대부분이 수분기가 많아 부패가 빨리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며 “산지에서 작업량을 줄이더라도 수분기가 없는 상태에서 출하를 해야 최대한 가격을 잘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영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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