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에 배추와 양배추, 무를 출하하면서 발생하는 낮은 품위의 물량에 대해 경매가격 보다 낮은 금액을 지급하는 이른바 ‘재’ 관행 적용에 대해 출하주와 해당 품목 농협들이 폐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수품목중도매인연합 무 재 적용 15%로 조정 요구
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농협 "병폐 바로잡자" 목청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와 농협중앙회는 지난 6월 23일 도매시장 배추 재 관행 개선을 위한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들 단체들은 배추와 양배추, 무에 적용되는 재 적용을 폐지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재는 품목의 일정량에 대해 낮은 품위를 매겨 경매가격 보다 낮은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다. 현재 가락시장에 출하되는 배추는 전체 출하물량의 20%에 대해 경락가격의 60%만 지급하고 있다. 또한 양배추는 총 출하물량 가운데 10%를 재로 규정하고 경락가의 50%만 지급하고, 무는 재로 표기된 물량에 대해서는 경락가의 50%를 지급하고 있다. 이럴 경우 배추는 900망을 출하할 경우 180망에 대해 출하주가 스스로 2등급을 표기, 이른바 선 재로 출하해야 하며 180망에 대해서는 경락가격의 60%만 지급받는 것이다.
이러한 재 적용은 포장재나 품위 선별과는 무관하게 일정 비율로 적용된다는 문제가 있어 이미 2008년 한 차례 폐지가 논의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가락시장 중도매인들이 반입 물량 전체에 대해 가격을 재조정하거나 하차경매 등을 요구하면서 재라는 표현 대신 2등급 출하로 명칭만 변경된 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현재까지 유지되던 재 적용이 폐지로 급물살을 타게 된 이유로는 최근 특수품목중도매인연합회에서 현행 무에 재를 15%로 조정을 검토할 것을 요구하면서다. 이들은 “저장 무 상태가 갈수록 나빠져 규격 미달품이 많이 발생해 영업손실이 심각하다”며 “타 품목처럼 하차경매 시행까지는 15% 조정을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산지유통인과 배추·무 품목 농협들은 무리한 요구라고 일축하면서 이번 기회에 재 관행 적용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성진 한국농업유통법인전북연합회장은 “중도매인이 경매를 할 때 물건도 확인하고 출하주에게 요구한 견본도 보고 경매를 한다”며 “그런데도 경매 후에 짓무른 것이 있다거나, 다른 이유를 들어 경매가격에서 빼 달라고 하고 재를 요구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봉규 전남 문내농협 조합장(겨울배추생산자연합회장)도 “이러한 현상은 있을 수 없다”며 “잘못된 관행과 병폐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를 마친 산지유통인과 농협 측 관계자들은 서울시공사를 방문해 △배추와 양배추의 선 재 폐지 △무의 등급별 경매 실시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신장식 서울시공사 농산팀장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점은 인정이 되지만 유통주체들 사이에 합의로 진행이 됐다는 점에서 공사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현실에 맞게 조정이나 수정을 위해서는 유통주체의 논의가 필요하고 논의 과정에서 중재가 필요하면 공사가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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