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랭지 농산물 생산지의 농민과 산지유통인간 포전매매 계약이 치러지는 과정에서 정부의 포전매매 표준계약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포전매매 계약후 잔금지급 기간이 관행적으로 1개월 후 치러지고 있으나 위황병(푸자리움), 흑점병(버티실리룸) 등의 토양병 감염여부가 확인되는 시기로 잔금지불시기를 맞추는 매매계약서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고랭지 생산농민과 현장의 유통인 등 관계자에 따르면 고랭지에 농산물을 파종만 한 상태에서 유통인과 포전매매계약을 맺고 있으나 토양병에 오염된 상태에서 고랭지채소를 파종할 경우 최소 40일은 지나야 토양병에 걸린 것이 확인되기 때문에 모든 계약금이 완불된 상태에서 책임소재 문제로 파종농민과 유통인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확인이 위황병의 경우 최소 40일이 지나야 확인이 가능하지만 버티실리움이나 세균병 등의 경우 수확시기까지 병징의 확인이 어려워 하자없는 고랭지 채소의 출하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생산농민이나 유통인들은 병징 확인여부를 고랭지연구소, 도농업기술원, 대학교 등 연구기관의 확인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물론 정부가 농민과 유통인간의 갈등해소를 위해 포전매매 표준계약서를 만들어 병징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계약잔금이 치러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고랭지 채소는 최근 지구온난화로 토양생태계가 바뀐 상태에서 땅심은 고려치 않고 연작을 하거나 화학비료만을 투여하게 되면 2~3년만에 여지없이 위황병 등 토양병해충에 오염되고 있고 오염된 토양의 흙이 인근 농지를 작업할 경우 전염되기 때문에 농민들의 토양오염 방지지침이 필요하다는 것이 농촌진흥청 농산물안전성부 최점순 연구관의 지적이다.
무와 양배추의 전문 수집상인 최 모 대표의 경우 지난해 강원도 강릉시 대기리에서 포전매매 계약시 위황병 등 토양병 감염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의 관행대로 한 달 만에 잔금을 치렀으나 40일이 지나자 위황병이 나타나 갈등을 벌였다는 것이다. 이때 고령지연구소 연구진의 현장조사 결과 위황병으로 나타나 잔금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농민들이 검증을 하기 이전까지 무슨 병인지도 모르면서 보상을 요구한다면서 책임을 피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생산농민 최동선씨는 “요즈음은 포전매매로 농민들은 파종만 하면 끝이고, 이후 농약살포 등 작물관리는 유통인이 출하 때까지 모두 관리하기 때문에 그들이 바로 농민”이라며 “그러나 요즈음에는 도덕성이 결여된 농민들이 있어서 위황방, 흑점병 등 토양병이 걸린 곳임에도 파종해서 유통인과 계약하는 농가들도 있다”고 밝혔다.
최한복 산지유통인은 “작년 강릉 대기리에서 포전매매계약을 맺고 잔금을 다 지불한 상태에서 위황병이 나타나 돈을 돌려받을 길이 없었다”며 “그러다가 입증을 위해 고령지연구소 전문가가 현장조사를 해 그 결과가 위황병 감염으로 나타나게 되면서 일부라도 계약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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