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자 피해 없도록 추진 신중해야
값 비례 부과…고단가 농산물 출하자 부담 증가 우려
도매시장법인 반대 “시장 물류개선과 직접 연관 없어”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5월30일 생산자·출하자협의회를 열고 가락시장 위탁수수료 단일화 추진 계획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혔다. 6월 중 도매시장법인과의 협의를 통해 최종 방안을 확정하고, 7월부터 본격적으로 표준하역비 정률제를 시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매시장법인 측 반발이 여전하고 출하자 비용 부담이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돼 신중을 기해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사가 추진하는 위탁수수료 단일화 계획은 가락시장 표준하역비 징수체계를 정액에서 정률로 전환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현재 도매시장법인이 정액의 표준하역비를 출하자로부터 징수해 하역노조에 지급하는 방식에서, 변경된 정률의 위탁수수료 내에서 도매시장법인이 직접 하역노조에게 표준하역비를 부담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공사는 표준하역비 부담 주체를 출하자에서 도매시장법인으로 전환함으로써 출하자 비용을 줄이고 도매시장법인에 물류개선 동기를 부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출하자 부담 증가 우려=기존 정액의 표준하역비가 정률로 산정돼 위탁수수료율이 인상되면 고단가 농산물 출하자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같은 품목이라도 경락가격이 높은 상품에 더 많은 위탁수수료 비용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평균 수취가격이 높은 편인 부산 대저토마토의 경우, 실제 하역비는 일반 토마토와 동일하게 들지만 정률 적용에 따라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더 커지게 된다.
이에 대해 공사는 도매시장법인이 고단가 출하자의 수수료를 낮게 책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보전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새롭게 산정하는 위탁수수료율은 상한으로 두고, 도매시장법인 실정에 따라 부담이 증가하는 출하자의 요율 인하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단가 출하자에 대한 기준이 불분명하고, 도매시장법인의 자율적 결정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은 여전히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위탁수수료 인상 요율은 최대한 출하자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산정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안성기 햇사레과일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는 “산지에서 물류 효율화를 진행할수록 추후 시장에서 발생하는 하역비는 줄어들 것”이라며 “위탁수수료 요율 인상분은 현재의 하역비 발생액만을 기준으로 책정하기보다는 추후 산지 물류개선을 고려해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탁수수료 요율 인상분은 현재 표준하역비 발생액보다 낮은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공사는 현재 2015년 표준하역비 발생액인 285억7600만원을 기준으로 위탁수수료 인상 요율을 산정 중이다.
◆도매시장법인 반대입장 고수=도매시장법인 측은 해당 변경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표준하역비 정률제 변경과 시장 물류개선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도매시장법인의 한 관계자는 “이미 공사의 변경안대로 진행되고 있는 강서시장의 팰릿출하율은 2015년 기준 24.9%로, 가락시장의 팰릿출하율인 29.3%보다 오히려 낮다”면서 “시장 물류개선은 산지 및 중도매인 규모화 등과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로, 도매시장법인이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또 도매시장법인 측은 하역노조가 협상 주체로 나설 때 빚게 될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하역노조가 하역비 인상 등을 요구로 업무를 보이콧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개별 도매시장법인들이 이를 관리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하역노조를 법인화하거나 별도 물류전문회사를 설립해 기존 하역노조원을 흡수하는 등 공사의 하역노조 개선안이 함께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사 관계자는 “도매시장법인이 위탁수수료 내에서 표준하역비를 부담하게 되면 자체적으로 팰릿출하율을 높여 하역비용 절감을 도모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며 “하역노조 법인화 등은 과거부터 공사가 꾸준히 추진해온 사안으로서 앞으로도 공사가 주도적으로 개선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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