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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서울농수산공사, 가락시장 도·소매기능 분리 선언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6-05-23 조회 3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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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효율화 촉진…해결과제는 산더미
원물 대량거래·소포장 전문시장으로 나눠 운영
청과직판상 이전·양쪽 균형발전 대책 마련 시급

가락시장 운영 주체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이하 서울시공사)가 도매시장 내 불법 노점상의 점진적 퇴출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서울시공사는 18일 가락시장 현대화 1단계 사업 마무리에 발맞춰 7월1일부터 가락시장을 도매권역과 소매권역(가락몰)으로 기능을 분리해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현재 도매시장 불법 노점행위가 사라지고 물류효율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게 공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도·소매권역의 성공적인 분리 운영을 위해서는 난항을 겪고 있는 청과직판장의 원활한 이전과 도매·소매권역의 균형발전 대책 마련 등 풀어야 할 현안과 과제도 만만찮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매·소매기능 분리=현재 가락시장은 한 공간에서 경매와 중도매인의 소포장·전처리, 노점상 직판행위 등이 혼재해 있다. 서울시공사는 이처럼 도매공간에서 여러가지 상행위가 한꺼번에 이뤄져 극심한 시장 혼란을 초래하고, 이로 인한 물류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서울시공사는 이에 따라 18일 ‘가락시장 도매·소매권역 기능 분리 선언’을 기점으로, 도매권역은 본연의 기능인 원물의 대량 거래 시장으로 운영하고, 소매권역은 소분·소포장 상품의 도소매 전문시장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도매권역에서의 소매행위를 일시에 전면 금지할 경우 30년 이상 지속돼온 도·소매 관행에 큰 혼란이 발생하고, 낮에 영업을 하던 상인들의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매행위 제한은 올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도매·소매권역 분리 운영을 위해 도매시장 영업시간도 올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단축한다. 연차별 도매시장 영업시간은 올해 7월부터 12월까지는 18시부터 다음날 16시, 2017년엔 18시부터 다음날 14시, 2018년 1월부터 채소2동 현대화사업 완공 후까지는 18시부터 다음날 12시까지로 조정된다. 최종적으로 과일동 현대화사업이 완공되는 시점에는 도매시장 영업시간을 18시부터 다음날 10시로 단축 운영할 방침이다.

도매권역이 단계별 영업시간을 축소하는 데 반해 소매권역인 가락몰 권역은 24시간 영업체계로 운영된다. 낮시간대 소매를 원하는 고객들은 가락몰을 이용하면 편리한 교통과 주차환경 속에서 농수축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게 공사 측의 설명이다.

김성수 유통본부장은 “가락시장 도·소매 분리는 현재 추진 중인 시설현대화사업의 핵심 목적”이라며 “이를 통해 물류혼잡을 완화해 물류비용을 줄여나감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의 편익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매권역 상생발전 방안 마련해야=시장 안팎에서는 서울시공사의 운영 방침에는 대체로 수긍하면서도 향후 도매와 소매권역·생산농가의 균형 발전을 위한 세부 실천방안을 착실히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당장 청과직판상의 원활한 이전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아울러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노점상과의 협상도 필요하다.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지 않을 경우 서울시공사의 도·소매 분리 선언은 시작부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가락시장에서 영업하고 있는 661개의 청과직판상 중 아직도 300개 이상이 가락몰 이전을 거부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더욱 그렇다. 

청과직판상 관계자는 “서울시공사가 청과직판장을 가락몰 지하 1층에 배치하면서 상인들이 판매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비슷한 품목을 취급하는 규모 작은 상점이 지하에 밀집해 있는 곳에 소비자들이 찾아오겠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시설현대화에 따른 도매시장 영업단축은 소매행위 근절과 동시에 농산물 경매체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한 산지 물류 선진화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매시장에서의 소매행위 근절로 위축될 수밖에 없는 중도매인 판매지원책 마련도 풀어야 할 과제이다. 

신장식 농산팀장은 “도매·소매권역 분리 운영으로 출하자와 시장유통인·도매고객들의 불편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청과직판상의 원활한 이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며, 도매·소매권역 균형 발전과 출하농가의 불편함이 없도록 꼼꼼히 챙겨나가겠다”고 밝혔다. 

성홍기·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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