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황부진에도 재배면적 급증…값 하락세
의령, 잦은비에 뿌리혹병 발생 등 평년보다 상품성 떨어져
20일 이후 출하 겹쳐…가락시장 상품 10㎏ 8500원 예상
터널봄배추 출하가 시작됐다. 4월 시작된 시설봄배추 출하가 끝나가면서 5월 중순부터 터널봄배추가 그 자리를 잇는다. 겨울배추 물량 감소로 평년에 비해 높았던 배추 가격은 4월 중순 이후 봄배추 물량이 늘며 최근까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터널봄배추는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산지 작황 부진, 재배면적은 확대=12일 경남 의령군 부림면의 한 배추밭. 따뜻한 날씨로 터널은 걷힌 상태다. 짙은 녹색이 한창이어야 할 밭의 기운이 영 시원치 않다. 방금까지 비가 내린 듯 고랑마다 물이 차 있다.
최근 잦은 강우로 의령지역의 작황은 부진한 모습이다. 변태섭 의령 동부농협 과장은 “근래 일주일에 한번꼴로 비가 내리면서 전체 밭의 30%에 뿌리혹병이 번졌다”면서 “결구도 크게 되지 않아 평년보다 작황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터널봄배추 주산지인 충남 아산의 작황 역시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생육기의 부족한 일조량과 큰 일교차로 생산단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터널봄배추의 예상단수를 평년보다 1% 감소한 1㏊당 815㎏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재배면적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전체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농협에 따르면 올해 의령지역의 터널봄배추 재배면적은 105㏊로, 지난해 65㏊에 비해 60% 증가했다. 변 과장은 “올해 초 배추 시세가 좋았기 때문에 많은 농가들이 배추로 작목을 전환했다”고 말했다.
정하일 농협중앙회 산지유통부 대리는 “의령 이외에도 경남 밀양, 경북 안동, 전남 무안·해남 등의 재배면적 역시 모두 확대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작황은 다소 부진한 편이나 재배면적이 크게 늘어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거래가격은 평년 수준=현재 재배농가 대부분은 산지수집상과 밭떼기 계약을 완료한 상태다. 거래가격은 3.3㎡(1평)당 5000~5500원 수준으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심기를 마친 3월 초·중순께 대부분의 거래가 완료됐으나 최근 거래를 성사한 농가의 경우 3.3㎡당 8000원에 계약한 곳도 있다.
그러나 작황이 부진한 일부 농가는 계약한 값을 못 받을 가능성도 있다. 변 과장은 “일정 수준 결구가 되지 않은 배추는 산지수집상이 아예 수확을 하지 않는다”면서 “이 경우 계약금액을 모두 치르지 않고 일부만 주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들이 많다”고 말했다.
의령지역 배추는 9일부터 출하가 시작됐다. 작업은 열흘간 이어질 예정이다. 물량의 60%는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40%는 김치공장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지역의 경우 의령지역 물량이 마무리되는 20일께 출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물량 대부분은 김치공장에 납품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격은 하락할 전망=터널봄배추의 물량 증가로 가격은 내림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일 이후 충남 아산과 경북 문경 등지에서도 터널봄배추 출하가 시작돼 5월 중순 이후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경연은 “5월 가락시장에서 배추 상품 10㎏들이 한망이 4월 평균보다 6000원 내린 8500원 수준에 거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의령=이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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