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예산 줄어들라 ‘촉각’
지역단위 농업투자 우선…신규간척지 논조성 중단
20대 국회 현안 급부상
농업계가 정부의 재정건전성 강화 방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의 재정건전화로 농업투자가 효율화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농업투자 규모가 정체되거나 축소돼 농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훨씬 더 크다.
정부는 22일 열린 ‘2016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2020년까지 강력한 구조조정과 함께 한정된 재원 내에서 지출내용을 성장친화적·고용친화적으로 관리하는 내용의 중장기 재정전략을 마련했다.
농업부문은 투자효율화, 농촌경제 활력 증진, 성장동력 확보 등을 위해 농업투자를 농촌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는 개별 농가 위주의 지원보다는 ‘지역단위 6차산업화 시스템’처럼 지역단위 농업투자를 우선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신규 간척지의 논 조성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구조적인 쌀 과잉생산 방지에 강력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농업인단체들은 ‘재정건전성’과 ‘농림분야 지출 효율화’의 기저에는 ‘농림예산을 줄이겠다’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기획재정부는 재정전략 회의 직후 “1990년대 이후 농가인구와 농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감소했지만 자유무역협정(fta) 피해농가 지원책 등으로 농업분야 재정지출은 증가했다”고 언급해 농림예산 삭감의 필요성을 암시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광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농림예산을 삭감하면 농업투자가 위축되면서 농가경제의 급격한 쇠퇴를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똥은 국회로 옮겨붙으면서 20대 국회의 주요 현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정부가 농업 보조금 삭감, 생산기반 정비예산 축소를 준비하는 것 같다”며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농업과 같은 소외분야 예산 문제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만약 정부가 농업예산을 줄인다면 1조원 규모의 농어촌 상생기금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농업인 대상 혜택이 축소되지 않도록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농업분야 지출을 효율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황의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농림예산을 삭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쌀 공급과잉 구조 해소 등으로 절감한 예산을 일자리 창출과 같은 사업에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우균·김상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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