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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공적연금이 40년 이내에 상당수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 40년 후 8대 사회보험 전망. 기획재정부
기재부 ‘제3차 장기 재정 전망’ 발표
요양보험 2030년, 건강보험 2033년 고갈
사학연금 2047년, 국민연금 2064년 한계
이미 고갈된 공무원·군인연금 적자 폭 확대
보험료율 상향 등 재정구조 개편 서둘러야
농민신문 박병탁 기자 2025. 9. 4
국내 공적연금이 40년 이내에 줄줄이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당장 노인장기요양보험은 5년, 건강보험은 8년을 버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료율을 올려 고갈 시점을 늦춘 국민연금도 2064년이 한계다. 이에 연금 가입 연령이나 보험료율을 조정하는 등의 재정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지만,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에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 8대 사회보험 가운데 상당수가 ‘조기 고갈’ 위기
기획재정부는 3일 ‘제3차 장기 재정 전망’(2025~2065)에서 저출생과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건강보험,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8대 사회보험 중 상당수가 조기 고갈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국민들의 노후 대책 중 최후의 보루로 꼽히는 국민연금은 2048년 적자로 전환한 후 2064년에는 완전히 바닥을 드러낸다. 올해 3월 국회를 통과한 연금 개혁법안(국민연금법 개정안)으로 2020년 전망 당시(2041년 적자 전환, 2056년 소진)보다 고갈 시점이 다소 늦춰지긴 했지만, 완전 고갈까지 40년이 채 남지 않은 것이다.
다른 연금(보험)들의 사정은 더 나쁘다. 사학연금은 2026년 적자 전환, 2047년 기금 소진이 예상된다. 2020년 전망 대비 기금 고갈 시점은 2년 늦춰졌지만, 적자 전환 시점은 기존 전망(2029년)보다 3년 당겨졌다.
이미 구조적 적자 상태인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등은 적자 폭이 확대된다. 공무원연금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 규모는 올해 0.33%에서 2065년 0.69%로 0.36%포인트, 같은 기간 군인연금은 0.08%에서 0.15%로 0.07%포인트 늘어난다. 그만큼 정부가 부담해야 할 재정 부담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공적 보험 중에서는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재정 상황이 가장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건강보험은 당장 내년 적자 전환, 2033년 준비금 소진이 전망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2026년 적자 전환, 2030년 준비금 고갈이 예측됐다.
반면,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은 장기적으로 재정수지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2065년 기준 산재보험은 GDP 대비 0.26%, 고용보험은 0.18%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 인구구조 변화 대응한 사회보험 재정구조 개편 ‘시급’
정부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 사회보험 재정구조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국민연금의 경우 기금 수익률을 4.5%에서 5.5%로 1%포인트 높이고,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를 반영해 의무가입 연령 상향 등의 방식을 제안했다.
사학연금은 폐교 시 퇴직연금 조기 수령 문제를 개선하고 기금운용 수익률 제고 등이 필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공무원연금은 연금수급자 증가에 따른 재정수지 악화 문제, 군인연금은 2015년 연금 개혁 당시 개편 대상에서 제외됐던 점을 고려해 특수성을 반영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건강보험의 경우 보험료율을 먼저 설정한 뒤, 이를 기반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재정 운용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사실상 보험료 인상을 전제로 한 방식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이용 대상과 기능을 명확히 해 과잉 이용을 억제하고, 인공지능(AI) 돌봄 로봇 활용, 재택·비대면 서비스 확대 등으로 지출을 줄이고 미래 준비금 조성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이번 장기 재정 전망은 향후 40년간 제도 변화가 없다는 가정을 전제로 추계한 것이다. 이에 정책 변화 등 추가 노력 여하에 따라 결과가 바뀔 수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의 제안처럼 공적연금 재정구조 개편에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올해 3월 국회를 통과한 연금 개혁법안도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을 조정하는데도 적지 않은 갈등을 빚었다.
고갈 시점만 늦췄을 뿐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비판 속에 전문가들은 인구구조와 경제 상황에 따라 보험료율, 연금액, 수급연령을 조절하는 ‘자동 조정장치’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자칫 국민의 연금 수령액이 감소할 것으로 지적되면서 정치권에서조차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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