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의 위탁수수료 요율 단일화(이하 표준하역비) 논란이 재점화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논란의 출발은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이하 서울시공사)가 현행 정액제로 시행되고 있는 표준하역비를 정률제로 전환할 계획을 발표하면서다.
서울시공사는 지난 3월 30일 2016년도 1차 시장관리운영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번 제1차 위원회에서는 총 3건의 보고 안건과 2건의 추인 안건이 상정됐다. 이 가운데 서울시공사가 표준하역비 개선 계획을 추진하겠다는 보고 안건에서 참여 위원들 간의 이견이 발생했다.
서울시공사 시장관리운영위, 위탁수수료율 4%로 전환방안 내놔
도매법인 "표준하역비제 바꾼다고 물류개선 이뤄질지 의문" 반발
▲표준하역비 개선 방안은=서울시공사는 위탁수수료 단일화를 위한 대표자 협의체를 구성·운영해 올해 하반기부터 산지·출하자 홍보 및 요율 단일화를 시행한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서울시공사가 추진하는 단일 수수료 체계는 위탁수수료를 고정한다는 계획이다.
현행 위탁수수료율은 4%의 기본 수수료율에 정액의 표준하역비를 합산해 징수한다. 서울시공사 측은 이러한 현행 위탁수수료율은 시세에 따라 위탁수수료율이 변동돼 출하자의 혼란을 야기시킨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공사는 위탁수수료율 4%에 표준하역비를 정율로 전환해 위탁수수료를 고정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공사는 이러한 표준하역비 정률제 전환 배경에 대해 그동안 표준하역비가 도입된 이후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표준하역비의 도입 목적이 ‘출하자의 비용부담 경감과 물류선진화 기반 구축’이지만 현재의 표준하역비 체계로는 이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 여기에 현행 표준하역비 관련 민원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따라서 현행 정액제의 표준하역비를 정율로 환산해 단일 수수료 체계를 도입해 하역비가 인상돼도 도매시장법인들이 이를 부담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공사는 이를 위한 협의체를 오는 6월까지 구성·운영해 세부 추진방안을 확정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도매시장법인들의 반응은=도매시장법인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현행 표준하역비는 제도가 시행된 2002년 출하자, 도매시장법인, 하역노조, 중도매인, 서울시공사, 서울시 등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청과부류 표준하역비 제도 시행 협의회’에서 검토되고 합의된 사안에 따라 각 법인이 도입한 징수체계다.
도매시장법인들은 이처럼 합의에 따라 현재까지 시행되고 있는 표준하역비 체계임에도 서울시공사가 법인들이 마치 관행처럼 시행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시공사는 3월 30일 시장관리운영위원회 자료에 ‘2002년 표준하역비 도입 시 연착륙을 위해 표준하역비를 위탁수수료에 포함해 징수하는 관행이 성립(되고), 14(년이) 지난 현재까지 미 시정’이라고 표기했다. 주어만 빠져 있을 뿐 현재의 표준하역비 체계가 관행처럼 이뤄졌다는 것이 서울시공사의 얘기다. 2002년 이해관계자의 합의된 사안에 따라 도입됐다는 내용은 전혀 없다.
여기에 현행 표준하역비 체계로는 물류선진화 기반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으며 도매시장법인들이 하역·물류개선을 위한 주체적 역할을 미수행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법인들은 ‘생산 및 유통기반이 갖춰지지 않았음에도 이의 책임을 법인들에게만 돌리는 것이 맞느냐’고 반문한다. 또한 산지나 도매시장, 중도매인 등 유통주체들의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단순히 표준하역비만 정률제로 시행하면 물류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서울시공사의 설명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가락시장의 한 법인 관계자는 “물류개선의 측면에서 과거 시행됐던 배추 망 포장도 정부의 지원이 동반돼 현재 정착이 된 것인데 물류개선의 책임을 단지 법인에게만 지우는 것이 맞는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법인들이 물류개선의 노력이 미흡했다는 점이 있다면 반성도 하고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한편으로 표준하역비를 정률로 한다고 물류개선이 이뤄진다는 주장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표준하역비 정률제 시행과 관련된 이견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정률제를 도입할 경우 자칫 고품질의 농산물 출하주들에게는 수수료 인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도 논란이다. 이럴 경우 자칫 가락시장의 고품질 농산물 반입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김성수 서울시공사 유통본부장은 “이러한 부분은 집중적으로 이해당사자와 토론을 하겠다”며 “수수료율이 완성이 되면 시장관리운영위원회에 상정도 시키고 필요하면 조례에도 포함시킬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인의 수익구조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현 수익구조에서 수수료율이 조정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해 향후 표준하역비 수수료율 조정이 어떤 결론을 맺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영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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