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배추 도매가격은 전년과 평년보다 낮다. 가뭄이 심한 강릉 안반데기를 제외하면, 태백·정선 등 다른 고랭지배추의 작황이 양호하고, 정부 역시 봄배추 수매·비축 물량을 확보해 공급에 큰 차질이 없는 탓이다. 실제 가락동 도매시장에서 8월 배추 평균가격은 10kg당 1만4355원으로, 지난해보다 16%, 평년보다 3% 낮은 가격에 형성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에서 ‘금배추’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앞세워 가격 폭등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연중 배추가격이 가장 저렴한 5~6월 시세와 배추 공급량이 가장 적은 8월 시세를 단순 비교해 마치 물가 상승의 주범인 것처럼 몰아가는가 하면, 산지와 도매시장 시세와 상관없이 일시적으로 소매가격이 오른 날만 부각해 전체 시장 상황인 양 과장하는 식이다.
앞뒤 맥락을 무시한 채 특정 시점만을 뽑아 전체를 왜곡하는 이같은 보도는 단순한 오해를 넘어 시장을 교란한다. 소비자는 ‘배추값이 폭등했다’는 인식에 지갑을 닫고, 이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시세가 더 떨어지면, 가뜩이나 가뭄과 고온 속에 힘겹게 배추를 지켜내고 있는 농민들은 가격하락과 판로 축소라는 이중의 고통을 떠안게 되는 것이다.
농산물 가격은 본래 계절적 요인과 기상 여건에 따라 출렁일 수밖에 없다. 이를 무시한 채 ‘폭등’과 ‘금배추’라는 자극적 프레임을 씌우는 보도는 이제 멈춰야 한다. 무책임한 보도 한 줄로 소비자에게 왜곡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결국 농민에게 불필요한 상처와 피해를 주는 악순환을 언제까지 되풀이할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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