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29일 ‘먹거리 기후정의 시민사회 네트워크’가 출범하며 ‘먹거리 유통산업 탄소감축과 에너지 전환’ 토론회를 진행했다.
‘먹거리 에너지 전환’ 토론회
식품 유통·가공·외식 탄소배출량
작물재배·가축사육 단계의 ‘4배’
단위당 배출되는 온실가스양
해외 마트 평균 17.45인 반면
국내 대형유통업체 2.7~4.7배
50여 개의 시민단체 참여
‘먹거리 기후정의 시민사회 네트워크’ 출범
한국농어민신문 이두현 기자 2025. 9. 2
국내 대형유통업체는 에너지 대부분을 화석연료에 의존하며 탄소집약도(단위당 배출되는 온실가스양)가 해외대형마트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탄소배출 규제 및 관련 정책의 부재 때문으로, 정부·산업계·시민사회가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진행 과정을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먹거리 기후정의 시민사회 네트워크’와 명지대 기후정의 연구팀, 박지혜 민주당 의원(경기 의정부갑) 주최로 지난 8월 29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먹거리 유통산업 탄소감축과 에너지 전환’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농정·기후·에너지 등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국내 식품 생산·유통 과정의 탄소배출 현황과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가장 먼저 유통 단계의 탄소배출이 먹거리 생산에서 소비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농축산물 생산 등에 비해 관리가 소홀했다고 지적됐다. 김신효정 명지대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식품 유통·가공·외식 단계의 탄소 배출량은 8340만톤CO2eq(이산화탄소환산량)으로 작물재배·가축사육 등 생산 단계의 4배에 달한다.
특히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유통업체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84~93%가 화석연료에 의존하며, 2023년 기준 월마트 등 5개 해외 대형마트의 평균 탄소집약도 17.45에 비해 이마트의 탄소집약도는 2.7배, 롯데마트는 4배, 홈플러스는 4.7배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이효희 경기지속가능농정연구소장은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의 에너지 소모량에 비해 자발적인 탄소배출 저감 노력이나 정부의 관력 정책 등이 너무나 부족한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사례로 우리나라는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농협 로컬푸드 등을 살펴봐도 개방형 진열대를 사용한다. 진열대에 문을 설치하는 것이 권고 사항에 그치다 보니 이행되지 않고 이는 전력 소비량 증가로 이어진다”고 꼬집었다.
이에 참가자들은 정부·기업에 더해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탄소 중립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선진 사례로 영국의 ‘코톨드 협약’에 주목했다. 코톨드 협약은 영국 음식료 부문의 탄소 및 환경영향을 감축하기 위한 자발적 협약으로 191개 기업·단체·지방정부가 참여하고 있다. 허남혁 삶전환연구소장은 “영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기업의 독자적 노력이 아닌 집단적 실천을 위한 협력적 거버넌스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부의 정책적 인센티브와 지원 △개별 기업 수준이 아닌 협회 등 산업계 전반의 공동 노력 △시민사회와 전문가 등의 지속적인 관찰 등을 강조했다.
유통산업의 탄소 감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이날 토론회에선 50여 개의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먹거리 기후정의 시민사회 네트워크가 정식 출범했다. 김신효정 교수는 “먹거리 기후정의를 실천하기 위한 탄소 감축 방안과 규제·정책 도입 논의 등에 정부·기업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역할을 강화하고자 네트워크를 출범했다”며 “이제 시민들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기업의 변화를 촉구하고 정책으로 연결하는 주체적인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여러 시민단체와 함께 생산·유통·폐기 등 먹거리 체계 전 과정에 걸쳐 사회적 협약을 통한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행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해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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