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가 최근 발표한 세제 개편안과 지방세제 개편안에 농업계가 요구해왔던 올해 말 일몰 예정 혜택 연장이 일부만 반영돼 현장의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농축협과 관련한 세제 혜택이 연장되지 않거나 축소되고 대상에 대한 기준이 강화돼 농축협의 농업·농촌·농업인 지원사업 축소와 농업인 세 부담 증가가 예상된다.
이번 세제 개편안에서 우려를 낳고 있는 부분은 국세 부문의 비과세 예탁금 대상 축소와 농축협 법인세 과세 인상, 지방세 부문의 농업인 융자 담보물등기 등록면허세 감면 종료와 법인지방소득세 인상 등이다.
비과세 예탁금은 농업인과 농촌 지역민 등 서민 재산형성 지원과 조합 신용사업 활성화를 통한 농업인 간접 소득지원을 목적으로 3000만 원 이하 예탁금의 이자소득에 대해 세금을 면제해주는 제도다. (준)조합원이 3% 금리 금융상품에 3000만 원을 예금해 연 90만 원의 이자수익을 얻을 경우 12만6000원의 예탁금 이자소득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정부안에서는 3년을 연장해주되 총급여 5000만 원(종합소득 금액 3800만 원) 초과 준조합원은 대상에서 제외해 내년부터는 5%, 2027년부터는 9%의 과세를 적용받도록 했다.
이에 따라 농촌지역민의 혜택 축소와 농축협의 신용사업 위축에 따른 농업인 배당·지원사업 등의 축소가 예견되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이 소득 기준 등 가입에 제한 없이 비과세 혜택을 주고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비해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점은 큰 우려를 낳고 있다.
농협에 따르면 비과세 예탁금 가운데 소득기준을 초과하는 준조합원의 예금액은 13.7% 가량인데 소득기준에 따른 과세가 이뤄질 경우 39% 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소득기준 초과 준조합원뿐만 아니라 부수거래, 일반예금 감소, 임금인상 등에 따른 가입제한자 확대 등으로 전체 예금액의 감소와 이에 따른 농축협의 이익감소 폭은 최소 586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당기순이익 20억 원 이상 농축협에 적용되던 법인세 12% 과세율을 15%로 인상하는 변경안과 지방소득세 0.9~1.2%를 구간별로 1.0~2.5%로 인상하는 개정안 역시도 농축협의 농업인과 농촌에 대한 지원을 축소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농축협의 사업구조는 신용사업을 통해 거둔 수익을 바탕으로 농산물 판매 지원 등 경제사업과 농업인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농업인 조합원에 대한 배당을 통해 환원하는 구조여서 신용사업 위축이나 신용사업 수익 감소는 농업인 지원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전국 1111개 농축협의 신용사업 수익은 5조2694억 원이었으나 농산물 유통을 통해 2조1598억 원의 적자를 안았으며 농업인 지원에 1조4632억 원을 투입해 1조646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9622억 원을 농업인 조합원에게 배당으로 돌려줬다.
또한 농협이 정책대출과 별개로 농업인에게 우대금리를 적용해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해주던 농업인 융자 담보물등기 등록면허세 50% 감면 혜택 종료도 농업인 부담으로 전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농축협에서 신용사업을 이용하는 고객 가운데 조합원 비중이 20%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머지 80% 가량은 준조합원인데 소득기준을 적용하면 사실상 급여소득자는 대부분 비과세 혜택에서 제외되고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 고객이 직접 급여나 종합소득을 증명해 관련 서류를 농축협에 제출해야 하는 부담도 클 것”이라며 “농축협이 농업인과 농촌지역민의 금융 부담을 덜고 수익을 환원하고 있는 만큼 농축협 신용사업이 위축되지 않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회에서는 농업분야 조세 혜택 연장을 위해 조세특례제한법과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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