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500억원서 전액 삭감
‘슈퍼예산’ 재원 마련 위한
지출 구조조정 단행 여파
농민신문 김소진 기자 2025. 9. 2
이재명정부가 내년 예산으로 728조원을 편성하면서 27조원의 역대 최대 규모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사상 첫 700조원대의 ‘슈퍼예산’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사업에선 사업비와 경상비를 합쳐 총 164개 부문이 축소·폐지된다.
올해 1500억원인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출연금이 내년 전액 삭감된다. 농신보는 담보력이 부족한 농어민이 자금을 대출받을 때 신용보증을 대리하는 제도다. 정부 출연금이 사라지면서 영세농·청년농이 영농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수진 농식품부 기획조정실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금융당국과 협의한 결과 내년 (예산이) 반영되지 않더라도 기금 운용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1월 내놓은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운용 현황과 제도 개선방안’에 따르면 2024년 농신보 운용 배수는 17.3배로 적정 기준(12.5배)을 훌쩍 넘어서며 건전성이 악화했다. 같은 기간 농신보 기본재산은 2조3000억원에서 1조40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이에 보고서는 “농신보 건전성 제고를 위해 단기적으로 정부 출연금을 확대해야 한다”며 “4000억∼7000억원 규모의 정부 출연금이 필요하다”고 제언한 바 있다.
내년 수입양곡대는 5482억1400만원으로, 올해(5922억600만원)보다 439억9200만원 쪼그라든다.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따른 쌀 의무수입물량 40만8700t은 유지되지만 단가가 낮아지면서 금액이 줄었다.
변상문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밥쌀용·가공용으로 들어오던 물량 일부를 다른 용도보다 20∼30% 저렴한 주정용(쇄미)으로 들여올 계획”이라고 했다.
피해보전직불금 예산은 180억원 반영됐다. 집행 부진을 이유로 종전(218억6600만원)에서 38억6600만원 깎였다.
다만 농식품부 관계자는 “피해보전직불금은 의무지출이기 때문에 내년 예산이 부족할 경우 예비비로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온라인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도매유통 활성화 지원(융자) 74억원과 해마다 불용되는 기본직불금 2000억원가량이 조정됐다.
벼건조저장시설(DSC) 지원에 쓰이던 153억2000만원은 집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33억6600만원 줄어 내년에는 119억6000만원이 편성됐다. 이 예산은 성과 평가에서 ‘미흡’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시급성이 떨어지는 대단위 농업개발 예산도 축소됐다. 구조조정된 재정은 기후위기 시대에 맞춰 재해 대응을 위한 배수 개선과 수리시설 개보수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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