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20조350억 편성
6.9% 증액…예산 비중 2.8%
기후위기·식량안보 대응 확대
생산비 지원 예산은 또 빠져
농민신문 이재효 기자 2025. 9. 2
내년 농업예산이 사상 최초로 20조원을 돌파하며 농업계의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국가예산 대비 3%에 미치지 못하고 농가 관심이 높은 생산비 지원 예산은 반영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는 20조350억원 규모로 짜인 2026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올해 예산(18조7416억원)보다 6.9%(1조2934억원) 증가한 것으로 2014년 이후 두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다만 전체 국가예산에서 농업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8%로 올해와 다르지 않았다.
농업계는 최초로 20조원을 넘어선 예산 규모에 주목했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새 정부 핵심 농정과제 이행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도 예산안은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이 적절히 어우러져 정책 실효성이 배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반면 농업예산 비중이 3% 미만으로 답보한 점엔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강순중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그동안 농업계는 다중위기에 빠진 농업을 지키기 위해 농업예산 비중이 5%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꾸준히 요구해왔다”며 “당장 예산을 5%까지 늘리진 못하더라도 점진적으로 비중을 늘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농사용 전기요금 인상차액 지원 등 안정적인 농업경영을 뒷받침할 예산에 대한 요구가 잇달았다. 농업계는 영농활동에 필요한 농자재·에너지 비용 지원사업이 내년 예산안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 위원장은 “농민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지점이 생산비 상승에 따른 경영 불안이고, 1일 시작된 정기국회에서도 ‘필수농자재지원법’ 제정 논의가 예상되는 만큼 내년도 예산안에 관련 예산이 반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범진 한농연 정책조정실장도 “농업경영비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기질비료 가격보조사업’ ‘도축장 전기요금 특별지원’ 등 생산비 지원 예산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청년농들은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농신보) 출연금이 한푼도 편성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류진호 한국4-H청년농업인연합회장은 “담보가 부족한 청년농의 경우 농신보가 주요 자금 조달 통로가 돼준다”며 “운용배수가 급등한 농신보에 정부 출연금마저 없으면 청년농 정책자금 지원사업에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된다”고 했다.
정부가 기후위기와 식량안보 대응 예산을 확대 편성한 것을 두고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한농연은 “이번 예산안은 식량안보와 식량자급률 제고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전략작물직불금을 대대적으로 확대했다”며 “기후위기 대응과 농업재해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한 것도 이재명정부가 ‘국가책임농정’이라는 농민과의 약속을 실현하기 위한 고민의 흔적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
[농민신문] [2026 농업예산] 수요 충족 못한 공공형 계절근로제 예산 
[농민신문] 8월 소비자물가 1.7%↑…농축산물 가격 상승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