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효율 향상 효과 크지만
출하자 비용부담 고스란히
최대 127%까지 추가 발생
농산물 물류 효율화를 위한 정부의 도매유통 정책 추진 과제인 팰릿 출하를 유통 현장에 정착시키기 위해선 출하자 지원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오래전부터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에선 물류 효율화 사업을 위한 도매시장 핵심 과제로 팰릿 출하를 권장하고 있지만 무, 배추, 양배추 등 농산물 도매 유통현장에선 아직도 팰릿 출하가 지지부진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인 대아청과가 한 달여간 추적해온 제주 월동무와 양배추 팰릿 출하사업의 결과 설명회 및 지게차 하역 시연회를 통해 이를 유추해볼 수 있었다.
지난 3월 25일, 이날 밤 이뤄질 경매를 위한 물량이 한창 들어올 오후 5시 양배추와 무 경매장. 운송 차량이 문을 연 뒤 박스에 포장돼 팰릿에 올려져 지게차로 운송되는 하역 과정은 한마디로 깔끔했다. 유통시간 단축은 물론 상품 보호 등 한눈에 보기에도 기존의 그물망과 비닐포대를 통한 하역 과정과 비교해 물류 효율이 확연히 향상돼 보였다.
그러나 그 이면엔 출하자가 고스란히 추가 유통비용을 감내해야 하는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었다. 한 달간의 대아청과 추적 조사 결과 월동무는 127%, 양배추는 83%의 유통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 것. 가락시장에 전면 확대된다고 치면 월동무 48억원, 양배추 29억원 등 77억원 가량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됐다. 팰릿 출하 시 골판지 상자 구매비용과 팰릿 임차비, 운송비 등이 추가로 들어갈 것이란 분석은 있었지만 실질적인 수치로 추산한 결과물이 처음 도출된 것이다. 여기에 지게차 동선 등을 확보하기 위해 경매장 면적도 현재의 경매장 면적 대비 27%의 면적이 더 요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농산물 물류 효율화 증진을 위한 팰릿 출하를 정착시키기 위해선 재원은 정부에서 지원하고, 면적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2,3단계 시설현대화 사업 설계 시 면적 증가분에 반영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팰릿 출하를 통한 물류 효율화 제고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이 되고 있다손쳐도 출하자는 물론 일부 시장법인과 지자체만으로 이런 물류 효율화를 추진하기에는 천문학적인 비용 등으로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이정수 대아청과 사장은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무, 배추 등의 물류 효율화가 부진했던 이유가 출하자들의 추가 비용 부담 때문이라는 게 검증이 된 만큼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며 “향후에는 도매시장 물류개선 차원을 넘어 국가물류표준화와 농산물 물류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라도 농식품부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범국가적인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
[농민신문] 시설봄배추 예산·나주 주산지 작황 양호…값도 좋아 
[농민신문] “채소수급안정사업 실효성 미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