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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가뭄 극복, ‘지하수댐’으로] 대용량 지하수원 확보...2038년까지 39개 지구 추진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8-30 조회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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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상주에 위치한 이안 지하수댐의 교촌집수정 전경
* 



          [가뭄 극복, ‘지하수댐’으로] 

           ② 지하수댐 공약 내건 이재명 정부

           대용량 지하수원 확보 ‘물격차 해소’···2038년까지 39개 지구 추진



                                                                                한국농어민신문  홍란 기자  2025. 8. 29



     전국 99개 시·군이 ‘물 부족’ 위험

     농업용수 불균형도 심화할 전망

     2038년까지 국비 3576억 투입 예정

     하천 지하 설치, 생태계 영향 적고

     수몰 면적 없는 데다 유지비 낮아

     홍수 나도 맑은 물 바로 공급 가능

     전문가 “지하수댐 일시 대책 아닌

     기후위기 시대의 항구적 솔루션”



 기후위기 심화로 가뭄과 폭염이 겹치면서 농업용수 위기<본보 8월 26일자 1면 참조>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 ‘지하수댐’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지하수댐은 지하에 인공 차수벽을 설치해 지하수위를 높이고 물을 저장하는 방식으로, 하천이 마르더라도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농업용수 확보는 물론, 가뭄으로 인한 지역 간 물 격차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추진 배경 및 공약 이행 계획

지하수댐 추진 배경에는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의 심각성이 자리한다. 국가물관리기본계획(2021년)은 2030년 연간 물 부족 규모를 1억400만㎥에서 최대 2억5690만㎥로 추산했다. 그러나 2023년 감사원 ‘기후위기 적응 및 대응 실태’ 재분석에서는 물 부족이 기존 추정치의 두 배 이상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농업용수 부족만 연간 4억419만㎥ 늘어나 안정적 농업 기반이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전국 160개 시군 중 99개 시군(61.8%)에서 물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역별 농업용수 부족량 표준편차는 연간 713만500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물 부족 지역에 대한 적기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지표수 확보가 어려운 곳은 지하수 함양과 지하수댐 건설 등 대용량 지하수원 확보를 통해 농업용수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농어촌공사 역시 새로운 수자원 확보의 필요성을 느껴 정부에 ‘지하수댐’ 신규사업을 건의한 상태다. 총 39개 지구에 국비 3576억원을 투입해 2026년부터 2038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후보지 검토를 통해 기본조사 대상지를 선정하고, 2026년 8개 지구를 대상으로 기본조사(16억원)에 착수한다. 이후 매년 4개 지구씩 추진 범위를 넓혀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지하수댐 후보지로는 경기 양평, 강원 고성·양양, 충북 충주, 충남 보령·예산, 전북 고창·남원, 전남 고흥·나주, 경북 영덕·의성, 경남 거창·진주 등이 검토되고 있다. 도서·산간·해안 등 상습 가뭄 지역을 지하수댐 우선 설치 대상지로 추진할 예정이다.

정찬덕 한국농어촌공사 물순환자원부 차장은 “1980년대 지하수댐 건설 이후,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저수지댐 중심의 정책으로 지하수댐은 상대적으로 잊혔다. 그러나 최근 기후위기 속에서 다시 지하수댐 사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공약 역시 같은 취지”라며 “한국농어촌공사는 지하수댐 건설이 이재명 정부도 내건 공약인 만큼, 국가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 장점과 한계, 보완책은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지하수댐은 하천 지하에 설치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햇빛 차단으로 녹조 발생 우려도 없다. 수몰 면적이 필요 없으며, 연중 일정한 수량과 수온을 유지할 수 있어 안정적이고 청정한 용수 공급이 가능하다. 유지·관리 비용 역시 저수지보다 적게 들며, 경제성(B/C 1.1~2.2)도 양호하다는 평가다. 특히 저수지 건설이 어려운 도서·산간지역에도 설치할 수 있어 물 부족 해소에 효과적이다. 

가뭄 대응뿐 아니라 홍수 상황에서도 강점을 가진다. 구조물 붕괴 위험이 없고, 홍수로 강물이 흙탕물이 되더라도 지하수댐에서는 맑은 물을 곧바로 공급할 수 있다. 또한 저수지·하천 등 기존 수자원 시설과 연계하면 기후위기 대응력을 높일 수 있고, 지하수 함양사업과 병행할 경우 용수원 다변화에도 기여한다.

다만 지하에 설치되는 만큼 조사·평가·시공 과정이 까다로운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농어촌공사는 환경부의 ‘지하수댐 국가 R&D’ 연구 수행기관으로 참여해 시공 기술과 유지관리 방안을 고도화하고 있다. 수평착정을 통한 최대 취수, 역세정 장치 설치로 정기적인 세척을 실시하고, 상·하부 관측정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량·수질을 모니터링한다. 오염 발생 시에는 수리지질조사를 통해 범위를 파악하고, 투과성 반응벽체(PRBs) 설치와 양수처리로 정화·차단한다.

아울러 하류 지역의 물 부족 우려에 대비해 취수량 조정, 다양한 댐체 모델 개발, 지역 물 관리 거버넌스 구축도 병행한다. 현재까지 국내 지하수댐에서 하류 지역 물 부족 현상이 보고된 사례는 없다.


   ◆ 전문가들도 “지하수댐 필요해” 한목소리

전문가와 지자체 관계자들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단일 수자원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물 공급·관리 대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리고 그 중심에 ‘지하수댐’이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구민호 공주대 교수는 “지하수댐은 저수지에 비해 용량은 크지 않지만, 가뭄기에 농업용수를 확보할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이라며 “특히 하천이 잘 마르거나 용수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상일 동국대 교수는 “지금까지 지표수에 의존해 왔지만 신규 댐 건설은 한계에 부딪히고 주민 반발도 커졌다”며 “해수 담수화나 물 재사용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공급량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하수댐은 일시적 대책이 아니라 기후변화 시대의 항구적 솔루션”이라며 “최근 동해안 지역을 보면 가뭄이 심각하지만 속초처럼 생활용수 공급에 지하수댐을 활용하는 곳은 물 부족 우려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필요성도 크다. 김창남 해남군청 농업용수팀장은 “해남은 농업 기반이 잘 갖춰져 있지만, 최근 이상 기온으로 가뭄이 잦아지며 물 부족이 심각해졌다”며 “관정을 새로 뚫어도 곧 고갈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새로운 해법으로 농어촌공사의 지하수댐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지자체 모두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예산 반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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