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에서 4번째)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가운데)이 8월 26일 농어촌기본소득 법안을 공동 발의하며 이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국회 소통관에서 개최했다.
신정훈·용혜인 의원 법안 발의
농식품부 시범사업 금액의 두 배
주무부처 행안부로 지정 주목
지역화폐 활용, 지역 내 소비 촉진
조국혁신·진보·사회민주도 참여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025. 8. 29
농어촌 읍·면 지역에 1년 이상 거주한 모든 주민에게 월 30만원 수준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이 발의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내년부터 추진하는 농어촌 주민수당 시범사업보다 범위를 넓힌 안으로 무엇보다 이 사업의 주무부처를 행정안전부로 지정한 것이 눈에 띈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8월 26일 ‘지역소멸 위기 대응을 위한 농어촌기본소득법’을 공동 대표 발의하고, 농민·사회단체 등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법안은 농어촌 읍·면 지역에 1년 이상 거주한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월 30만원 수준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며, 지급 방식은 지역화폐를 활용해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고 지역경제의 선순환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2년 새 농어촌 인구는 25만명 감소했고, 전국 1404개 읍·면 중 절반 이상이 농어촌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도시 근로자 가구소득과 비교하면 농가소득은 연간 약 3200만원 낮아, 심각한 경제 불균형 속에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정훈·용혜인 의원은 “대규모 시설투자와 거점도시 육성 중심의 균형발전 정책만으로는 농어촌 공동화와 소멸을 막지 못했다”며 “이제는 주민의 삶의 기반부터 바꾸는 ‘소득 중심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가 농어촌 주민수당 도입을 공약으로 내건 가운데 농식품부는 내년부터 2년간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용 의원은 “시범사업 확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지역소멸 위기가 현실화된 지금 시범 수준의 대응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보다 전면적인 농어촌기본소득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재정 우려와 관련해서도 용 의원은 “재정을 이유로 대안을 미루면 결국 수도권 과밀화에 따른 수십 조 원의 비용을 떠안게 된다”며 “윤석열 정부의 부자 감세를 철회하고 상식적인 조세 개혁을 추진한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한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이번 법안은 기존 유사 법안과 달리 주무부처를 농식품부가 아닌 행안부로 지정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기도 한 신정훈 의원은 “농어촌기본소득은 농정 지원 정책이 아니라 국가 균형발전 전략의 일환”이라며 “지자체와의 실질적 연계와 실행을 위해서는 행안부의 총괄 조정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단체들은 환영 입장을 밝히며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이재욱 농어촌기본소득운동전국연합 상임대표는 “농어촌기본소득은 농촌은 물론 도시 문제의 해법이기도 하다. 인구 분산을 통해 도시의 혼잡·주거·복지 비용을 줄이고 전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김영복 전국어민회총연맹 부회장은 “낙도 어촌의 인구 감소는 해양 영토 수호에도 영향을 준다. 식량안보를 위해서도 농어촌기본소득은 국가적 과제”라고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9월 12일에는 전국 농어촌 주민과 함께 국회 앞에서 입법 촉구를 위한 대규모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으며, 차후 ‘전국민 추진연대’ 발족식도 진행된다.
신정훈·용혜인 의원은 “2025년을 농어촌기본소득 제정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오는 9월 12일 전국 농어촌 주민과 함께 국회 앞에서 대규모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민 추진연대 발족식을 통해 국민적 연대를 공식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법안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등 범여권을 아우르는 29명의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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