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토지가 타인의 토지를 둘러싸고 있고 우회로 이용이 어렵다면 타인의 통행을 허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2심은 우회로 통행 가능하다고 판단
대법 “우회로 통행 어렵고 출입 비용 과다”
농민신문 김동용 기자 2025. 8. 28
자신의 토지가 타인 소유 토지를 둘러싸고 있다면 그의 통행을 허용해야 할까. 만약 우회로가 있더라도 현실적으로 통행이 어렵다면 통행을 허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경기 광주에 있는 1000㎡ 규모 토지주인 A씨가 인근 토지주 B씨를 상대로 낸 통행방해금지 및 주위통지통행권 확인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0년 12월 해당 토지 소유권을 취득해 수박이나 두릅 등을 재배했다. A씨는 해당 토지를 드나들 수 있는 통행로가 없어 인접한 B씨 소유 토지를 가로질러 자신의 토지를 드나들었다.
B씨는 2021년 8월 자신의 땅에 통행금지 표지판과 펜스를 설치했다. A씨는 자신의 땅으로 드나들 수 있게 통행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B씨가 이를 거절하자 소송을 냈다.
1심은 B씨 펜스를 철거하라며 A씨 손을 들어줬으나, 2심은 B씨의 땅을 유일한 통행로로 볼 수 없다며 B씨의 손을 들어줬다. 2심은 근처 둑길과 야산을 거치면 B씨의 땅을 거치지 않아도 A씨의 토지로 통행이 가능하다고 봤다.
이 판단은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혔다.
대법원은 “민법상 주위토지통행권은 그 토지 소유자가 주위 토지를 통행 또는 통로로 하지 않으면 전혀 출입할 수 없는 경우뿐 아니라 과다한 비용을 요하는 때에도 인정할 수 있다”며 “이미 기존 통로가 있더라도 실제로 통로로서 충분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에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2심이 대체 통로로 지목한 둑길과 야산에 대해 “경사가 심하고 배수로로 움푹 파인 구간도 있어, 사람은 통행할 수 있더라도 농작물이나 경작에 필요한 장비를 운반하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며, A씨가 B씨의 토지를 통행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토지로 출입하기 어렵거나 출입에 과다한 비용이 든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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