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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태백 매봉산 고랭지배추단지의 양배추밭. 올해 매봉산의 양배추 재배면적은 50㏊로, 배추(50㏊)를 넘어섰다. 이설화 기자
* 23일 태백 매봉산 고랭지배추단지의 양배추밭에서 노동자들이 수확작업을 하고 있다. 올해 매봉산의 양배추 재배면적은 50㏊로, 배추(50㏊)를 넘어섰다. 이설화 기자
*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강원도농업기술원은 21일과 22일 태백 매봉산산에서 ‘고랭지배추 재배 안정성 확보를 위한 육종 전문가 공동 워크숍 및 평가회’를 개최했다. 강원도농업기술원 제공
[‘기후위기 직격탄’ 배추산지 매봉산]
2. 더위 강한 양배추가 점령한 고랭지
고온·병충해 강한 양배추 선호
3년 새 5㏊→ 50㏊ 배추 넘어서
품종개발 답보 작물 발굴 시급
강원도민일보 이설화 기자 2025. 8. 27
20년 동안 태백에서 배추 농사를 지어온 이정만(60) 씨는 올해 처음 배추가 아닌 양배추를 심었다. 1만6500㎡(5000평) 가운데 90%가 양배추, 10%가 배추다. 이 씨는 “배추가 병이 많아 수확이 어렵지 않느냐”며 “올해도 더위에도 못 견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태백 창죽동 매봉산의 양배추 재배 면적이 올해 처음 배추 재배면적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62년 정부 개간 이후 배추 농사가 시작되고 60여년 만의 첫 역전이다.
26일 태백시농업기술센터 조사 결과, 올해 매봉산의 배추 재배면적은 40㏊, 양배추 재배면적은 50㏊로 추산된다. 지난 2022년 재배면적이 배추 82㏊, 양배추 5㏊였던 것과 비교하면 배추는 51% 줄고, 양배추는 900% 늘었다.
농민들이 배추 농사를 포기하는 이유는 여름철 기온 상승과 잡히지 않는 병충해 때문이다. 태백은 지난 24일 낮기온이 34.9도까지 올라 8월 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했다. 양배추 역시 고온과 병해에 저항성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배추보다는 피해가 덜하다.
여기에 태백은 지난 2011년 씨스트선충이 전국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계속해서 피해를 겪고 있다. 씨스트선충에 감염되면 생육 부진으로 배추 수확이 어렵다. 2025년 기준 강원도내 배추 317㏊(150농가)면적에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태백에서만 44%인 140㏊(79농가)를 차지했다.
양배추 농사는 ‘임시’라는 게 농민들의 이야기다. 선충 피해를 잡기 위해서는 휴경이 최우선이지만, 대체 소득원이 없는 이들은 농사를 쉬기 어렵다. 지난해까지는 정부가 휴경에 따른 손실보상금을 지급했지만, 올해는 약제비 지원으로 바뀌었다. 결국 소득원이 없는 농민들이 윤작으로 양배추를 심었다. 이 씨도 지난해엔 휴경을 했고, 올해는 양배추를 심었다. 이 씨는 “윤작 후 다시 배추를 심을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농민들은 배추 농사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21일 매봉산에서는 농촌진흥청과 강원도농업기술원 관계자들이 모여 병해에 강한 품종 개발을 논의했지만 현재로서는 병해가 덜한 품종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세원 강원도농업기술원 고원농업시험장장은 “병해에 강한 배추를 찾으려고 해도 고온 등의 환경을 이기지 못한다”며 “당장은 농민소득원이 될만한 대체 작목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태백시도 가뭄, 폭염 등에 따른 대책으로 고랭지배추 스마트 농업 기반 구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배추 가격은 하락세다. 전국적인 과잉 생산이 원인이다. 서울가락시장 8월 3주차(8월 16일~8월 22일) 거래동향을 보면, 이주 양배추(8㎏망)의 평균 가격은 5470원으로 전월 대비 31%, 전년 대비 39%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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