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랭지감자 작황 부진에 상품성 저하 겹쳐
농수축산신문 김진오 기자 2025. 8. 26
이달 감자 가격이 전년보다 크게 오른 가운데 오는 9월에도 출하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격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감자 농가는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손해만 겨우 면했다는 입장이다.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감자 평균 가격은 20킬로그램당 3만7080원으로 전년 2만8431원보다 30.4%, 평년 3만800원보다 20.4% 상승했다.
가격 상승의 원인은 생육기 폭염과 가뭄, 이달 중순 내린 비로 인한 수확 지연 등으로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달 가락시장의 감자 일평균 반입량은 221톤으로 전년 231톤보다 4.5%, 평년 225톤보다 1.8% 줄었다.
감자 구 크기 감소로 상서율(상품으로 판매 가능한 비율)이 낮아지면서 특·상품 간 가격 격차도 커지는 등 품위 차이도 두드러졌다.
농업관측센터는 올해 고랭지감자 작황이 전년과 전월보다 부진하다고 밝혔다. 7월부터 8월까지 최고기온이 전년과 평년보다 높았고 강수량은 적어 생육이 지연됐다는 설명이다. 표본농가 조사 결과, 현재까지 수확된 고랭지감자의 구 크기는 전반적으로 작고 왕특(200그램 이상) 비중은 전년보다 10%포인트에서 20%포인트 낮았다. 반면 부패와 역병 등 병해 발생률은 예년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올해 고랭지감자 전체 생산량은 11만5000톤 내외로 전년 12만6399톤보다 9.4%, 평년 12만3441톤보다 7.2%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재배면적은 3660헥타르로 전년보다 6.8% 줄었고 예상 단수는 10아르(a)당 3129킬로그램으로 전년보다 2.8%, 평년보다 6.6% 감소했다. 특히 구 크기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생산량 감소폭이 확대됐다.
다만 최근 가격 강세에 따라 출하 시점이 앞당겨지면서 저장 노지 봄감자 출하량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9월에는 저장 노지 봄감자 출하량이 전년보다 크게 늘어나 전체 감자 출하량의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업관측센터는 출하량 감소와 상서율 하락이 맞물리면서 상품 가격 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9월 가락시장 감자 상품 가격은 20킬로그램당 3만9000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강원 영월군의 김남순 한반도감자연구회 회장은 “감자 농사를 10년 넘게 지었지만 이 시기에 가격이 이렇게 오른 건 처음”이라며 “물량이 없어 농협에서도 시세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봄철 냉해에 이어 6월 가뭄까지 겹쳐 감자가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며 “농가 감자 생산량이 30%에서 50%까지 줄었지만 가격 상승 덕분에 큰 손해는 피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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