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전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모습. 점포 곳곳에 임시휴업을 알리는 문구와 현수막이 놓여 있다.
대전시, 44명 업무정지 처분에
농산물 경락가 하락·공급 차질 등
곳곳 임시휴업, 첫 날부터 혼란
유통인 이어 농업단체 취하 요구
한국농어민신문 대전=송해창 기자 2025. 8. 22
대전시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사업소(이하 관리사업소)가 중도매인 44명에게 업무정지 처분을 내린 이후 농산물 경락가격이 하락하고 농산물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시장 내 유통인은 물론 출하자인 농업단체가 행정처분 취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관리사업소는 8월 12일 도매시장법인 대전중앙청과와 대전원예농협공판장에 공문을 보내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중도매인 43명에 대한 행정처분을 알렸다. 업무정지 15일(8월 18일~9월 1일) 2명, 업무정지 5일(8월 18~22일) 20명, 경고 21명으로 처분사유로는 ‘점포 앞 통로·도크 무단사용’을 언급했다.
중도매인들은 지난 4월 8일 관리사업소와의 간담회를 언급하며 억울함을 토로 중이다. 중도매인들에 따르면 관리사업소는 당시 간담회에서 도크 사용을 허가했으나 6월 초 갑작스럽게 사용 중지를 통보했다. 이어 7월 14일 중도매인 1명에게 업무정지 1개월, 8월 12일 중도매인 43명에게 연이어 행정처분을 내렸다. 업무정지 23명은 기존 구매해 놓은 과일과 채소의 판매마저 금지돼 피해액이 수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중도매인 A 씨는 “중도매인들은 6월 초 관리사업소의 통보 이후 통로·도크에 쌓아 놓은 물건을 전부 정리했다. 관리사업소의 요청으로 사용 및 관리방안까지 마련해 제출했다”며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과징금 등 처분으로 주의 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기다렸다는 듯이 업무정지라는 최고 수준의 처분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장 통로나 도크에 잠시 물건을 쌓아 두는 것은 도매시장 특성상 어쩔 수 없다. 관리사업소의 잣대를 들이댄다면 전국 모든 시장 종사자들이 업무정치 처분을 받을 것”이라며 “이는 중도매인 괴롭히기라 생각할 수밖에 없다. 관리사업소의 행태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중도매인 B 씨는 “이 같은 무더기 업무정지는 노은도매시장 역사상 없었던 일이다. 행정처분 이후 시장이 활력을 잃고 위축됐다”며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소비쿠폰을 발행하면 뭐하나. 관리사업소가 시장을 앞장서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도매시장법인·농업단체 등은 농산물 유통 마비, 농산물 경락가 하락 등을 언급하며 처분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도매시장법인 대전중앙청과 관계자는 “도매시장 중도매인들의 거래량은 일반 시장상인들과 다르다. 이들은 경매에 직접 참여하고 수백수천 곳과 거래하는 지역 유통업계의 주축”이라며 “물건을 납품받는 지역 식당·회사·학교 등이 업무정지 첫 날부터 큰 혼란을 겪었다”고 말했다.
지역 한 농업단체 대표는 “3만원 후반대를 기록하던 복숭아 경락가가 업무정지 이후 2만원 후반대로 대폭 하락했다. 중도매인이 없으니 경매 경쟁이 낮아져 농산물 가격만 떨어지는 것”이라며 “생산자 입장에서는 피눈물 나는 상황이다. 관리사업소 때문에 왜 농업인이 피해 봐야 하나. 행정처분을 취소해 하루빨리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관리사업소는 “관리사업소 차원에서 통로·도크 사용을 허가한 적은 없다. 오히려 지난해 4월부터 무단사용을 금지하는 계도활동을 펼쳤다”며 “일부 중도매인들조차 (무단사용을 막아달라는) 민원을 제기해 왔다. 불가피하게 행정처분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정지 처분이 과하다는 주장에는 “행정처분 사전통지 이후 개선이 이뤄진 점과 중도매인들의 피해를 고려해 업무정지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했다. 이미 내려진 처분을 아예 취소할 수는 없어 절반으로 줄였다는 것을 알아 달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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