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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가뭄 극복, ‘지하수댐’으로] 폭염·가뭄 지속···농업용수 확보 안전지대는 없다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8-23 조회 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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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바닥을 드러낸 강원도 강릉시 오봉저수지 모습. 최근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20.1%까지 떨어지는 등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 전례 없는 가뭄으로 인해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9일 삐쩍 마른 채 방치된 강릉 왕산면의 한 옥수수 밭의 모습.




          [가뭄 극복, ‘지하수댐’으로] 폭염·가뭄 지속···농업용수 확보 안전지대는 없다

          ①극한 가뭄, 농업용수가 위기다



                                                                  한국농어민신문  홍란, 이우정 기자  2025. 8. 22



 
     지난 2022년부터 2023년 봄까지

     남부지방 가뭄 227.3일 이어져

     올해는 6월 하순부터 폭염 시작

     강릉 ''기록적 가뭄''에 제한급수


 예년보다 길고 강한 폭염, 예보와 어긋나는 비 소식, 동남아 스콜처럼 쏟아지는 국지성 집중호우까지, 이상기후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그 충격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크게 미치는 곳은 다름 아닌 농업 현장이다.

특히 ‘농업용수’ 공급은 더 이상 당연하지 않다. 물 부족은 상대적으로 우리와 거리가 먼 문제로 여겨졌지만, 기후위기는 그 인식을 바꿔놓았다. 안정적인 농업용수 확보는 지속 가능한 식량 생산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한국농어촌공사가 전국 5곳에서 운영 중인 ‘지하수댐’이 주목받고 있다. 지하수를 가두어 확보하는 지하수댐은 저수지마저 마르는 극한 가뭄에도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설이다. 실제 지하수댐 이용 농가들은 “가뭄 피해가 없었다”며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전국적으로 확대된다면 반복되는 가뭄 피해를 근본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도 크다. 지하수댐 건설은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농정 공약이기도 하다.

이에 한국농어민신문은 극한 가뭄에 처한 농촌 현실과 함께 기후위기 시대 가뭄 해결책으로 주목받는 지하수댐의 필요성과 공약 이행 상황, 현장 사례를 세 차례에 걸쳐 집중 보도한다.

#지속되는 폭염과 가뭄
끝없는 무더위 속에 가뭄이 한반도를 엄습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남부지방은 2022년부터 2023년 봄까지 227.3일(광주·전남은 281.3일) 연속 가뭄이 이어져 1973년 이후 최장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여름철 전국 평균 강수량은 602.7㎜로 평년(727.3㎜)의 82.5%에 불과했으며, 이 중 78.8%가 장마철에 집중됐다. 좁은 지역에 국지적으로 쏟아지는 특성도 두드러졌다. 

올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행정안전부 ‘8월 가뭄 예·경보’에 따르면 강원 영동을 중심으로 심한 가뭄과 보통 가뭄이 발생했으며, 경기·남해안 일부 지역과 제주에서도 기상가뭄이 확산됐다. 이제 폭염과 가뭄은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7월말~8월초에 국한돼 나타나지도 않고 있다. 올해엔 6월 하순부터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태풍 영향으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고 푄 현상까지 겹치며 중부권은 117년 만에 40℃에 육박하는 기록적 폭염에 시달렸고 농가들은 땡볕 더위 속에서도 물대기에 구슬땀을 흘려야 했다. 

#저수지·하천까지 마르고 농가 피해 커져
농림축산식품부가 8월 11일 발표한 ‘농업용수(논) 가뭄지도’ 역시 심각성을 보여준다. 전남 고흥·완도, 경남 통영·양산·남해 등 5곳이 ‘관심’ 단계, 강원 강릉·양양이 ‘주의’ 단계, 강원 삼척은 ‘경계’ 단계로 분류됐다. 이들 지역은 앞으로 3개월도 가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저수율도 지역별 편차가 컸다. 8월 1일 기준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71.7%를 보였지만 강원 59.6%, 제주 52.0% 등 일부 지역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강원 내에서도 영동지역은 평균 저수율이 45.1%에 불과했다.

특히 현재 강릉은 유례없는 극심한 가뭄으로 20일부터 세대별 계량기를 50%까지 잠그는 무기한 제한급수에 돌입했다. 실제로 한국농어촌공사 강릉지사가 관리하는 저수지 저수율은 21일 기준 30.4%로 평년에 비해 41.8% 낮다. 강릉시 생활용수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20.1%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현재 기준으로 사용 가능 일수는 25일에 불과하다.

농가 피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농작물재해보험에 접수된 가뭄·폭염 사고 건수는 2023년 6만6000건에서 2024년 19만8000건으로 3배 늘었다. 가축재해보험 피해액도 올해 7월 말 기준 177억원으로, 전년 동기(42억원) 대비 4.3배 증가했다.



       # 현장 목소리 “농업용수 확보, 근본 대책 시급”

       ‘이제는 일상’ 농가 피해 확산···“정부 가뭄 해소 적극 나서야” 목청


     지역별 저수율 편차도 커

     강원·제주 일부지역 심각한 수준

     오봉저수지 20.1%로 역대 최저

     기록적 폭염 속 농가 물대기 애로

     작물 생육 부진·생산량 부진 ‘울상’

     안정적 용수 확보대책 마련 호소


 농민들은 “가뭄은 이제 예외가 아니라 일상”이라며 근본적 수자원 확보와 농업용수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여름철 주산지에서 고랭지채소를 재배하는 심재웅 한농연강릉시연합회장은 “올여름 두 달 가까이 비가 오지 않아 전례 없는 피해를 겪었다. 비탈밭이 많은 배추밭은 물 부족으로 작황이 크게 줄었고, 양배추도 생육이 부진해 크지 못해 작은 사이즈 양배추가 주 생산됐다”며 “이는 농가 수취가 감소로 이어져 농작업비도 안 나올 정도로 피해가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고온 피해의 경우에는 정부 지원도 없다. 앞으로 가뭄이 더 심해질 것인데 우려가 크다”며 “마을마다 도랑을 막아 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는 비단 강릉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수도작 등을 하는 정재균 한농연대전시연합회장도 “최근 충남(서부권)은 호우로 물난리를 겪었지만 가까운 대전은 비를 본 지 오래다. 지역 간 날씨 편차는 더욱 심해질 것이고, 이는 가뭄과도 직결될 것”이라며 “눈앞에서 농작물이 말라가도 속수무책이라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충남 당진에서 수도작 5만평을 경작 중인 이준선 한농연충남도연합회 정책부회장은 “송산면 일대는 수리시설이 잘 갖춰져 있음에도 해마다 가뭄이 심해짐을 느낀다. 과거에는 가뭄이라 해도 가끔 비가 내렸는데, 최근에는 비가 오지 않으면 몇 달간 이어지고, 한 번에 몰아서 내린다”며 “가뭄은 하늘에만 맡겨서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가뭄 해결에 강한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여명의 작목반원과 함께 콩을 재배하는 장상순 한농연완주군연합회장도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기후변화로 홍수와 가뭄 피해가 점차 심해지고, 번갈아 나타나고 있다”며 “충북 괴산 불정면 저수지나 한국농어촌공사의 지하수댐처럼 지역 성공사례를 상습 가뭄 지역이나 저수지 설치가 어려운 곳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가뭄 피해를 비껴간 지역도 있다. 강릉에서 60km 떨어진 영동지방 속초 역시 가뭄이 이어지고 있지만 물 걱정은 크지 않은 분위기다. 속초는 지난 2018년 100일이 넘는 제한 급수를 겪을 정도로 현재의 강릉처럼 만성적인 물 부족에 시달렸던 곳이다. 그러나 2021년 63만톤 규모의 지하수댐을 조성하면서 물 부족 사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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