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림축산식품부와 귀농창업자금상환피해대책위원회가 지난 19일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서 청년농 정책자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간담회를 가졌다.
‘20년 상환’ 정책 개선에도 ‘10년 상환’에 묶인 청년들
원금 상환 압박 턱밑…농식품부-청년농 첫 간담회 열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2025. 8. 22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와 청년농 정책자금 상환 문제 당사자들이 지난 19일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청년농 정책자금 문제가 사망 사고로까지 표면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 해결을 위한 첫 발걸음을 뗀 것이다.
정부는 열악한 농업 상황을 고려해 지난 2023년 청년창업농·후계농 육성자금(청창농자금)의 상환기간을 10년에서 20년으로 늘리고 2020년도 신청자까지 소급적용한 바 있다. 하지만 정책 초창기인 2018~2019년 신청자와 청창농자금 대신 귀농창업자금(귀농자금)을 활용한 청년들은 여전히 ‘10년(혹은 7년) 상환’ 조건에 묶여 있고, 최근 그 원금상환이 시작되면서 절규가 속출하고 있다.
간담회엔 농식품부 측과 청년농 대표자들이 각각 5명씩 참석했다. 청년들은 대출 시기와 자금의 종류에 따라 상환 조건에 ‘차별’이 이뤄지고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 대출을 신청하던 당시엔 예상할 수 없었고 일선 행정 담당자들 역시 가능성을 일축했던 일이다.
게다가 농업은 기반 없이 뛰어든 청년들이 단기간에 정상 수익을 내기 어려워 10년 상환 조건으론 연 상환액(대개 3000만원 이상) 감당이 벅찰 수밖에 없다. 모든 청년들이 몇 년의 경험 끝에야 뼈저리게 이를 체감하고 있으며 심지어 기후위기라는 복병까지 정통으로 맞닥뜨린 상황이다.
충남 부여에서 온 정진혁씨는 “과거 여러 사업을 하며 거의 모든 종류의 대출을 받아봤지만 한 번도 상환이 연체된 적 없고 귀농할 때 모든 채무를 갚고 내려왔다. 그럼에도 농업으로 와 보니 정말 어려운 사업이다”라며 “한해 두해 겪으면서 병충해 문제를 정립하고 있는데 기후변화 등으로 6년차인 지금도 확신을 못 한다. 단순히 사업자로서 스스로 선택한 데 책임지라 얘기할 일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청년들은 저마다의 긴박한 상황을 내세워 ‘상환기간 20년’을 간절하게 요구했다. 조민경 농식품부 청년농육성정책팀장은 “예산 증액이 필요한 문제라 바로 결정할 수는 없다”고 양해를 구하면서 “부처 내부나 기재부를 상대로 잘 설득할 수 있도록 말씀을 많이 들려 달라”며 발언을 독려했다.
논의의 관건은 구제 대상의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하느냐였다. 청년농들이 처음 대책위(귀농창업자금상환피해대책위원회)를 구성할 당시엔 ‘2018~2019년 귀농자금을 신청한 청창농’의 문제가 중점이었으나, 이후 ‘2018~2019년 청창농자금을 신청한 청창농’, ‘2020년 이후 귀농자금을 신청한 청창농’, ‘2020년 이후 귀농자금을 신청한 일반청년농’까지 문제 제기가 줄을 잇고 있다.
이들 중 ‘2018~2019년 귀농자금을 신청한 청창농’의 비중이 가장 높고 사정도 급박한 게 사실이지만, 대책위는 정부가 가능한 한 포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주길 바라고 있다. 처지를 불문하고 현재 문제를 겪고 있는 모두가 농촌의 미래 주역인 청년농이며 이를 육성하는 건 정부의 중점 과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최미화 대책위원장은 ‘연도 구별 없는 상환기간 연장 조치’를 명시적으로 요구하면서 “농식품부가 바로 모든 걸 해결해줄 거라곤 생각하지 않고 왔다. 하지만 우리 앞에 오신 다섯 분은 우리 목소리를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며 앞으로의 진지한 고민을 당부했고, 조민경 팀장은 “잘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대답으로 자리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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