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국발 농산물 검역개선 대응 및 과수농가 지원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 긴급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이종수 기자
한·미 정상회담에 농업계 촉각
2~3년 내다보고 대비 강화를
신선도 등 강점 적극 활용해야
현장선 “국내 상륙 꼭 막아야”
검역 완화 두고 반대 목소리
농민신문 양석훈 기자 2025. 8. 20
정부가 농산물 검역절차 개선을 위한 미국과의 협의를 지속한다고 밝히면서 이를 빌미로 미국산 사과 등의 수입이 빨라지진 않을지 하는 우려가 커진다. 이런 가운데 코앞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 농업에 불리한 협상 내용이 추가로 공개될 가능성에 대해 농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일 ‘미국발 농산물 검역개선 대응 및 과수농가 지원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 긴급토론회’가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경북 영천·청도) 주최로 열렸다.
이 자리에선 미국산 사과 등의 수입을 전제로 우리 농업이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서진교 GSnJ 인스티튜트 원장은 “정부가 미국 전담 데스크를 설치함에 따라 수입위험분석 각 단계에서 위험평가가 지금보다 빨라질 수 있으며, 중국산 체리 사례로 볼 때 35∼40개월 안에 사과 수입을 위한 절차가 완료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자국 사과 등의 수출을 우리가 검역이라는 비관세장벽을 통해 막고 있다며 이를 완화할 것을 줄곧 요구하고 있다. 사과는 수입위험분석 8단계 중 현재 2단계에 있다.
서 원장은 “사과농가가 향후 2∼3년을 내다보고 대비해야 한다”면서 “가격·품질·크기면에서 경쟁력이 있는지 분석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일본은 사과시장을 개방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자급률을 99%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면서 “성목 단수를 비교할 때 우리가 10ａ당 1912㎏(2024년 기준)으로 일본(1810㎏)에 뒤처지지 않아 생산성에서 경쟁력이 낮지 않고 신선도에서도 강점이 있다는 점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장에선 이런 대비와 별개로 미국산 사과의 국내 상륙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김주양 농협경제지주 상무는 “국산 사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열풍 방상팬 등 재해예방시설 지원에 대한 농가 자부담률(현재 30%)을 낮추고 표준화된 스마트과원을 확대해 생산성 향상 기반을 늘려야 한다”면서도 “미국산 사과 수입은 과학적 절차에 따라 신중하게 접근할 문제로 수출 희망국의 압력에 의해 의도적으로 절차를 축소해선 안될 것”이라고 했다.
송종만 한국후계농업경영인 경북도연합회장은 “검역절차 완화는 자재비·인건비 폭등으로 이미 한계치에 몰린 과수농가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외래 병해충 유입으로 국민 먹거리 안전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형수 ‘농민신문’ 논설위원은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종언을 주장하고 있는데, 우리가 국제규범에 따라 검역주권을 얘기하는 게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라면서 “그동안 사과 수입에 따른 피해분석이 미진했던 점도 대책 마련에 애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과학적 절차가 국제적 기준과 국내법에 따라 규정된 상황에서 외부요인에 의해 검역절차를 간소화·완화하는 건 불가능하고 정부가 검토하는 사항도 아니다”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 전담 데스크에 대해선 “검역절차에 대한 소통 강화 차원에서 전문가간의 실무 소통 창구를 연 것일 뿐 이를 통해 검역협상을 빨리 진행하고 사과 수입을 앞당기려는 의도는 결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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