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어업위, 이름뿐인 자문기구 벗어나야
한국농어민신문 2025. 8. 19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어업위)가 김호 위원장의 취임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김호 위원장은 취임식에서 “정책의 출발과 완성은 현장에 있다”고 강조하며, 농어업위가 대통령실·정부·현장을 잇는 구심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지금 농업·농촌은 기후위기, 인구감소, 식량안보, 글로벌 통상 압력 등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 어느 한 부처의 힘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만큼, 범정부·범사회적 대응을 끌어내는 컨트롤타워로서 농어업위의 위상 강화가 절실하다.
문제는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다. 그간 농어업위가 정책 현장에 뿌리내리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대통령의 무관심이었다. 대통령이 챙기지 않으니 재정당국을 비롯한 주요 부처도 무대응으로 일관했고, 결국 농어업위의 권고는 공허한 메아리에 그쳤다. 이제라도 농어업위를 실질적인 거버넌스로 재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의 적극적인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위원장과 대통령 간 정례적인 회동·보고체계를 마련하고, 현행법상 자문에 한정된 권한을 심의·의결로 확장해 농민의 요구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제도적 장치를 보강해야 한다. 민간 참여를 넓히고, 부처 간 협업을 강제할 수 있는 기능도 강화돼야 한다.
농어업위는 농민들이 직접 단식투쟁 끝에 쟁취한 소중한 농정 자산이다. 김 위원장 취임을 계기로 농어업위가 더 이상 ‘이름뿐인 위원회’가 아니라, 실질적 농정 거버넌스로 거듭나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이 약속한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다짐을 구체화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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