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에 들어간 초록마을이 회생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신선 농산물 납품업체 등 초록마을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납품을 이어온 협력사들은 합리적인 수준의 충분한 채권 변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초록마을의 채권조사 마감 기한인 8월 18일 기준 채권 총 신고액은 약 413억원이며 이 중 초록마을측이 시인한 금액은 324억원가량이다. 이후 조사확정재판을 통해 최종 채권 금액이 결정될 예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초록마을은 지난 18일 서울회생법원에 공식적으로 회생인가 전 인수합병을 신청했다. 인수합병 추진 승인 여부는 빠르면 이달 22일, 늦어도 이달 마지막주에는 결정될 예정이다. 최근 언론에서는 더본코리아가 초록마을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초록마을은 회생절차를 밟고 있지만 협력사들이 상생을 위해 납품을 지속한 덕분에 온오프라인 매장의 정상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신선 농산물 납품업체를 중심으로 다수의 초록마을 협력사는 지난 7월 기존 미수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록마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납품을 지속하기로 협의하고 새로운 결제약정을 체결했다. 친환경 농산물·식품의 유통 경로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십 년간 이어온 판로를 지키기 위해 생산자들이 희생을 감수한 것이다. 초록마을 협력사 관계자는 “신선 농산물은 기존 납품업체가 거의 100% 납품을 유지하고 있고 가공식품업체도 상당수 납품을 재개한 것으로 안다”며 “현재 초록마을 매장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며 발생하는 매출을 통해 신규 약정 이후 납품한 물품에 대해서는 지연 없이 정산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초록마을의 매각에 대해 초록마을 협력사·가맹점 모임은 자금 여력이 충분하고 농식품 유통 관련 사업 경력이 있는 기업이 인수해 초록마을이 안정적으로 존속하길 바라고 있다. 무엇보다 인수합병 과정에서 기존 채권자들의 경영 유지가 가능할 정도의 충분한 채권 변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한 협력사 대표는 “초록마을 납품업체의 미수 채권 200억원이 작은 돈은 아니지만 전국 단위의 유통업체임을 고려하면 감당 불가능한 금액도 아니다. 10~20% 정도의 변제율로는 그간 초록마을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양보해 왔던 협력사들의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영세한 규모의 협력사들이 안정적으로 경영체를 영위할 수 있도록 인수합병 과정에서 합리적인 변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초록마을 협력사·가맹점 모임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근래 홈플러스·위메프에 더해 초록마을까지 유통사의 운영 문제가 연달아 발생하는 것은 단순한 채권·채무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며 “더 이상 지역 중소기업과 영세 사업자가 동일한 피해를 겪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세부 사항으로 △초록마을로 인한 피해 중소기업 협력업체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특별기금’ 조성 △회생절차 과정에서 미결 대금에 대한 지급계획 공유와 협력사 보호 방안 마련 △향후 유사사례 방지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요청했다.
한편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초록마을 사태와 관련해 “현재 초록마을 인수합병에 대해서는 세부적으로 밝힐만한 내용이 없다”면서도 “더본코리아의 사업과 연계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수합병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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