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이만희 의원 주최로 열린 ‘미국발 농산물 검역개선 대응 및 과수농가 지원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 긴급토론회’에서 사과 검역 주권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사진은 토론회 종합토론 장면.
* ‘미국발 농산물 검역개선 대응 및 과수농가 지원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 긴급토론회’에서 주요 참석 내빈들이 각지에서 올라온 사과를 들고 국산 사과를 지키자는 다짐을 하고 있다.
* 종합토론 자리에선 정부의 사과 산업 대응책 마련 필요성과 함께 그동안의 사과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만희 의원, 과수 검역개선 대응 토론
협상 안건으로 오를까 우려 고조
서진교 ŗ~4년내 수입 가능성"
“검역완화=개방” 논의 말아야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025. 8. 19
오는 25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과 수입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국내 최대 과일 품목인 사과 수입 주권을 내줘서는 안 된다”는 농민들의 절규가 터져 나왔다.
이만희 국민의힘(경북 영천·청도) 의원은 19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미국발 농산물 검역개선 대응 및 과수농가 지원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 긴급토론회’를 열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행사에는 200여 명의 사과 농가가 참석해 위기의식을 공유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서진교 GSnJ인스티튜트 원장은 “정부가 쌀과 소고기 추가 개방은 막았다고 했지만, 검역 개선을 명시했고 미국 전용 데스크까지 만들겠다고 밝혔다”며 “이는 검역 절차가 빨라질 수 있다는 신호다. 중국산 체리 사례처럼 3~4년 내 미국산 사과가 국내에 들어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농가 대표들은 검역 완화뿐 아니라 미국산 사과 수입 자체를 전면 차단해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송종만 한국후계농업경영인경북도연합회장은 “농가들은 기후위기·재해, 인건비·자재비 폭등으로 이미 한계에 몰려 있다”며 “값싼 외국산 사과가 대거 들어오면 국내 농가는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는 곧 농민 생존권 박탈이자 농촌 공동체 붕괴”라고 우려했다. 이어 “검역 완화는 먹거리 안전을 위협하고, FTA 등 개방 충격과 맞물려 국가적 농업 위기를 가속화할 것”이라며 “정책을 강행한다면 전국 농민과 연대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병진 대경사과원예농협 조합장(한국사과연합회장)도 “사과 수입 논의는 식량주권 위기를 불러오고, 통상 압력에 경솔히 양보하면 연쇄적 시장 개방과 국민 신뢰 하락 등 치명적 피해를 유발한다”며 “정부·국회·언론은 ‘사과 수입 불가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수화상병 피해만 2000억원이 넘는다. 검역은 과학적 원칙을 지켜야 하며, 미국산 사과 수입 압력 속에서도 절대 포기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사과 검역 주권을 사수하자는 목소리는 개회식 내빈 인사말부터 줄기차게 이어졌다.
토론회 주최자인 이만희 의원은 “정부는 쌀과 소고기를 지켰다고 하지만 미국은 다르게 말한다. 그건 차치하더라도 정부가 인정한 사과를 포함한 과채류 검역 절차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것은 결국 기간·절차를 줄이겠다는 의미로, 개방으로 가는 것”이라며 “이는 중국 등 다른 나라 사과 수입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국내 최대 과수작목인 사과가 무너지면 다른 작목까지 도미노처럼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과채류 검역 개선은 논의조차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흥식 한농연중앙연합회장도 “쌀과 소고기를 지켰다고는 하지만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여전히 위생검역·비관세 장벽 완화에 대한 현장의 우려가 높다”며 “사과를 비롯한 농산물 검역 완화는 사실상 시장 개방과 다름없다.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김희중 농식품부 검역정책과장은 “검역은 과학적 근거에 따라 이뤄지는 것으로, 인위적으로 다루는 것은 어렵고 불가능하다”며 “미국 데스크 설치가 별도의 절차 변화를 뜻하는 건 아니며, AI 활용도 병해충 분석 보완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 “들어오면 안되지만···경쟁력 준비는 필요”
미국산 사과 수입 막고 국산 경쟁력은 높여야
품질 혁신·재해 대응 강화
생산기반 우선 지원 주문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사과 수입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한목소리와 함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 필요성도 제기됐다.
서진교 원장은 “사과가 수입되더라도 미국은 이미 주요 수출국이 있고, 운송·보관 비용 등을 고려하면 초반 물량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이때 국산 사과의 품질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사례를 들어 “일본은 사과 수입이 전면 개방됐지만 자급률이 99%에 달한다”며 “우리도 중소형 품종 육성과 저장성·당도 제고 등 품질 혁신과 재해대응 인프라 확충, R&D 강화로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주양 농협경제지주 상무도 “포도 비가림 시설이나 감귤 하우스 재배처럼 사과도 시설재배를 확대하면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며 “스마트 과원은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수확까지 시간이 걸리기에 정부의 초기 지원이 필요하다. 농협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과수 정책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황준식 문경농협 조합장은 “지난해 사과 가격이 예년보다 높다고 하자 정부는 소비 보조를 했다. 재고가 없어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이는 납득하기 어려운 정책이었다”며 “미국산 사과 수입은 상상조차 하기 싫지만, 예산은 유통업계가 아닌 폭염·폭우 대응이나 생산 기반 지원에 우선 투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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