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개원 후 개정안 발의 30건
법안별 규제 완화 수위 제각각
개편의견 취합 공청회 열기로
농민신문 양석훈 기자 2025. 8. 19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지난 정부에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해온 농업법안들이 새 정부 들어 줄줄이 처리된 가운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 심사의 다음 뇌관으로 ‘농지법 개정안’이 지목된다.
최근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경북 영천·청도)은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이제 어려운 법안들이 어느 정도 안정됐고, 다음으로 농촌에서 가장 필요한 게 ‘농지법’이라고 본다”면서 “농해수위에서 신속하게 처리해달라”고 했다.
‘농지법’은 종전 쟁점 법안과 달리 같은 당 안에서도 의원마다 의견이 갈려 의견 수렴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 개원 후 18일 현재까지 제출된 ‘농지법 개정안’만 30건에 달한다. 정당도 가리지 않아 국민의힘에서 19건, 더불어민주당에서 11건이 발의됐다. “이제 대놓고 농지규제 완화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밝힌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체제가 이어진다는 점도 ‘농지법’ 손질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지난해말 농식품부는 농지 소유·임대차·이용·전용에 대한 전방위적 규제 완화 방침을 담은 ‘농지제도 개혁방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다만 논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법안마다 어떤 부분의 규제를 풀지, 또 얼마나 풀지에 대해 천차만별이어서다.
가령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 투기 사건을 계기로 ‘농지법’이 개정되며 생긴 ‘주말·체험 영농 목적의 농업진흥지역 농지 취득 제한’ 규정을 완화하자는 법안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제출됐는데, 원상복구하자는 의견(어기구·박덕흠 의원)이 있는가 하면 접경지역(배준영 의원), 인구감소지역(이만희 의원)에 한해 풀자는 의견이 공존한다.
여야간 갈등이 예상되는 사안도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 중심으로 농업진흥지역 해제 요건을 완화하자는 법안을 많이 제출했는데,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제도 현실화는 필요하지만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수준의 규제 완화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신중론을 편다.
민주당 발의 법안에선 영농형 태양광 관련 사안이 쟁점을 이룰 공산이 있다. 윤준병(전북 정읍·고창)·김정호(경남 김해을) 의원 등은 농지 전용이나 타용도 일시사용 없이 영농형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게끔 ‘농지의 복합이용’ 개념을 도입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처럼 ‘농지법’ 개정에 대한 입장이 의원마다 제각각인 가운데, 농지에 관한 농정 철학부터 분명히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 농업계 관계자는 “지난 정부는 식량안보를 국정과제로 내세우면서도 농지규제는 푸는 엇박자 행보를 보여 농지 철학 부재라는 비판을 샀다”면서 “식량안보 차원에서 농지를 얼마나 유지할지, 헌법상 경자유전 원칙과 조화는 어떻게 이룰지 등에 대해 큰 그림을 먼저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해수위 여당 간사인 이원택 민주당 의원(전북 군산·김제·부안을)은 “현재 법안으로 제출된 내용 이외에도 농지제도에 대한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취합해 조만간 공청회 절차 등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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