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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업소에 임시휴업 안내문구가 걸려 있다(사진:굿모닝충청 이동우 기자)
중도매인 "업무정지는 망하라는 소리...농민들도 피해"
관리사업소 "불법 물건 적치 정비 수십 차례 요청했지만 개선되지 않아"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은 업무정지 대신 과징금 처분 전례
굿모닝충청 이동우 기자 2025. 8. 19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중도매인 업체 22곳이 18일부터 업무정지 행정처분을 받았다. 대전광역시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사업소(이하 관리사업소)는 지난 12일, 중도매인 업체 43곳에 대한 행정처분 명령을 내렸다. 5일 업무정지(8월 18일~8월 22일)가 20곳, 15일 업무정지(8월 18일~8월 22일)가 2곳, 경고가 21곳이다.
관리사업소가 업무정지 처분을 내린 이유는 ‘불법 물건 적치’다. 사용 허가 구역을 벗어난 곳에 물건을 적치해 통행을 방해하는 등 거래 질서 유지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업무정지 명령을 받은 업체는 경매에 참여할 수 없고, 미리 구매해 둔 물건도 처분할 수 없다. 업무정지 명령 전에 구매해 저장고에 보관하고 있던 물건도 판매할 수 없게 된 것이다.
18일 방문한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은 여러 점포에 ‘임시 휴업’을 알리는 안내 문구가 부착되어 있었다.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중도매인들은 대전시의 처분이 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무정지가 아니라 과징금을 처분할 수 있었는데도 대전시가 이를 무시하고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는 것이다.
A씨는 대전시가 처음부터 과징금 처분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관리사업소가 중도매인에게 보낸 1차 경고 공문에는 ‘업무정지에 대한 행정처분 시 과징금으로 대체 없음’이라는 문구가 삽입돼 있다.
‘농안법(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83조에는 ‘업무의 정지를 갈음하여 도매시장법인등에게는 1억 원 이하, 중도매인에게는 1천만 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
과징금 처분을 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업무정지 명령을 내리는 바람에 중도매인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중도매인 업무정지는 농민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업무정지 명령을 받은 중도매인이 경매에 참여할 수 없게 되면서 시세가 하락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3만 원에 거래됐던 복숭아 4kg 한 상자가 2만 5000원에 거래됐다.
거래가가 하락하면서 농민들이 발길을 돌려 다른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게되고, 노은농수산물시장은 점차 활력을 잃어갈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중도매인은 업무정지로 인해 수십 년간 쌓아온 고객과의 신뢰가 무너지고 거래처도 모두 끊기게 됐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관리사업소는 수십 차례에 걸쳐 계도하고 안내했는데도 개선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업무정지 처분을 했다고 한다.
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4월부터 60여 차례에 걸쳐 불법 물건 적치에 대해 계도하고 정비할 것을 안내했으나 개선되지 않았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어쩔 수 없이 업무정지 처분을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중도매인들은 “60여 차례 안내하고 계도했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상인들에게 사전에 충분하게 안내하고 공지했다면, 대전시의 안내를 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도매인은 “상인들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2층에 세미나실은 뭐 하려고 있는 거냐”라고 따지기도 했다.
관리사업소는 7월 15일 중도매인들에게 ''행정처분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공문을 보냈다. 업무정지 행정처분에 앞서 사전통지하고 의견이 있으면 제출하라는 내용이었다.
공문을 받고 중도매인은 불법 적치 물건을 깨끗하게 정리했으며, 대전시의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공문을 통해 공개적으로 전달했다. 중도매인들은 대전시와 시의회를 방문해 업무정지 대신 과징금 처분을 해달라고 읍소했다.
하지만 관리사업소는 8월 12일, 중도매인 업체 22곳에 대한 업무정지 처분을 단행했다.
관리사업소 관계자는 과징금 처분을 하지 않고 업무정지 처분을 내린 것이 과하다는 지적에 대해 “과징금 처분은 실질적인 개선 효과가 없다. 과징금이라고 해봐야 하루에 몇천 원인데, 중도매인이 과징금을 내고 말지, 불법 적치된 물건을 치우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과징금을 부과해봤자 개선될 가능성이 없어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의 경우 동일한 사안에 대해 ‘업무정지’ 처분을 내리지 않고 과징금 처분을 한 전례가 있다.
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중도매인이 업무정치 처분을 면하기 위해 불법 적치된 물품을 스스로 치운것에 대해서는 "그렇기 때문에 업무정지 기간을 1/2로 단축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불법 물건 적치로 인한 민원이 매우 많다”라며 “지게차도 통행하지 못하고 안전사고 위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중도매인들은 관리사업소의 과도한 업무정치 처분에 대해 대전시에 감사를 요청하는 등 행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B씨는 “너무 화가 나고 억울해서 잠도 오지 않는다. 중도매인은 물론 농민들까지 모두 죽으라는 소리”라며 “감정이 개입되지 않고는 이런 처분이 나올 수가 없다. 관리사업소의 갑질”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대전시 관계자는 “중도매인들에게 수십 차례에 걸쳐 충분히 안내했는데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았다”라며 “안전사고 위험 등의 이유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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