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농업 구현을 위한 농림위성 ‘차세대중형위성 4호’가 내년 상반기 발사를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농협이 위성 정보 활용 능력을 길러 농작물재해보험의 손해평가 과정을 개선하자는 제언이 나왔다.
일반적으로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는 자연재해로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면 손해평가사가 현장을 직접 방문해 피해 규모를 산정한 뒤 보상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상기후로 피해 규모와 범위가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손해평가사가 일일이 농가를 방문해야 하는 현재 구조로는 큰 비용과 시간이 소모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할 방안으로 농림위성 활용이 꼽힌다. 농협중앙회 미래전략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농업부문 위성영상의 활용 사례와 농협의 활용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들은 이미 농업위성을 활용한 농정 설계에 집중하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서는 사료부족 리스크를 조기에 감지하기 위해 최근 10년간 농장 초지의 평균 생육 상태를 수치화한 초지생산지수(GPI)를 개발했다. GPI는 위성영상 정보를 통해 산출된다. 프랑스의 농업협동조합인 크레디 아그리콜은 이를 기반으로 초지의 생육 상태가 불량할 경우 농가 방문 없이 즉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농업보험을 출시했다.
EU는 2023년에 시행한 공동농업정책에서 농업보조금 신청 농가가 실제로 농업활동을 했는지 위성 시스템(AMS)을 통해 검증하도록 의무화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EU는 기존 현장 점검 방식과 비교해 비용을 3분의 1 수준으로 감축했다.
미국 농무부(USDA) 산하 농업통계국(NASS)은 2008년부터 위성영상 데이터(CDL)를 통해 미국 전역 농지에서 어떤 작물이 어디서 재배되는지 분류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승현 농협 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해외사례를 볼 때 농업부문에서 위성의 활용도가 높은 만큼 농협도 위성영상 분석·활용 기술을 내부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농협이 농작물재해보험 운용 과정에서 정상 수확량과 재해로 인한 손실량을 위성영상으로 확인하면 현지조사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손해 추정치를 통해 일정 비율만큼 보험금을 선지급하면 농가 경영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시설농업과 달리 스마트기기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노지농업도 위성영상을 통한 생육 모니터링 데이터를 농협의 디지털영농 애플리케이션(앱)인 ‘NH오늘농사’ 등을 통해 제공하면 스마트농업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조 연구위원은 “농협이 위성영상을 분석할 능력을 갖추기 위해선 자체적으로 관련 인력을 양성하고 AI 모델링을 개발하는 등의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며 “이후 정부와 협력해 기반 데이터를 확보하고, 농촌진흥청이 2026년부터 운영 예정인 ‘농업위성정보 민간 활용 촉진을 위한 사용자 그룹’에 농협이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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