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오전 수원시 경기도청 앞에서 열린 ‘학교급식 저가 식재료 경쟁입찰 유도, 친환경 급식 공공성 훼손하는 경기도교육청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방식 변경지침 규탄 학부모·먹거리·생산자·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경기도교육청의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방식 변경안 철회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경쟁입찰 인한 급식 질 저하, 장기적 비용 부담 증가 우려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2025. 8. 17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임태희)이 ‘예산 절감’ 및 ‘공급업체 다양화’ 명목을 내세우며 올해 하반기부터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방식을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가 경기도 농민·시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해, 일단 해당 조치를 보류했다. 경기도 농민·시민들은 △경기도산 친환경 농축산물 공급 포기 및 저가·저질 식재료 공급 △경기도 학교급식의 ‘대기업 놀이터화’ △학교급식 공적조달체계 붕괴 △학교 현장 혼란 가중 등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한목소리로 식재료 구매방식 변경계획의 완전 철회를 촉구 중이다.
지난달 24일 경기도교육청은 방학 중인 일선 학교들에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방식 업무처리 개선사항(변경안)」이란 공문을 발송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예산 절감 및 공급업체 다양화를 위해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방식을 개선”하겠다며, 변경안을 오는 10월 1일부터 시행하겠다고 알렸다.
변경안의 주요 내용은, 첫째로 식단 작성 기간 및 식재료 구매계약 기간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이다. 원래 ‘1개월 단위’로 구매계약을 맺었으나 10월부턴 ‘2개월 및 분기별 계약’을 권장한다는 게 경기도교육청의 방침이다.
둘째, 급식 식자재 공급과 관련해, 발주처별로 1년 동안 동일업체와 맺을 수 있는 수의계약 가능 횟수에 제한을 두겠다는 내용이다.
원래 급식 식자재 관련 수의계약의 경우 「지방계약법」상 ‘학생 안전을 우선 고려해야 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영역이라 발주처별 연간 동일업체와의 수의계약 횟수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 영역이었다. 안전성·공공성을 최대한 담보할 수 있는 업체가 계속 공급을 담당하도록 하는 게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은 원래 횟수 제한이 없었던 급식 식자재 관련 수의계약 역시 ‘회계연도 내 5회까지 가능’하도록 변경함으로써, 사실상 급식 영역에서 다수 업체의 저가 경쟁입찰이 가능하게 만들려 한다.
셋째, 기존엔 교육지원청 단위에서 학교급식 식재료 중 가공식품만 공동구매를 진행해 왔는데, 앞으론 가공식품뿐 아니라 농·축·수산물 등의 공동구매를 진행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동안 경기도에선 공공기관으로서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이 친환경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을 책임져왔다. 그러나 이상과 같은 경기도교육청의 변경안대로라면, 현재 경기도농수산진흥원과 월 단위 수의계약 방식으로 추진 중인 계약체계는 사실상 무산되는 셈이며,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을 통해 진행해 온 경기도산 친환경 농축산물 공급 역시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경쟁입찰은 단기적으론 예산을 절감시킬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론 오히려 △공급 불안 △식재료 품질 저하와 그에 따른 민원 증가 △행정 부담 증가 등을 유발하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오히려 훨씬 큰 비용을 초래하리라는 진단도 나온다.
또한, 경쟁입찰은 경기도 친환경 학교급식 운영 주체들이 가장 중시해 온 가치 중 하나인 ‘공공성’을 저해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어디까지나 수익성을 최우선에 놓는 기업들이 급식체계에 참여한다면 ‘돈 안 되는 지역’, 즉 학생 수가 적거나 식재료 운송 과정의 물류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드는 농촌 지역은 ‘급식 사각지대’로서 외면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변경안을 반대하는 49개 농민·시민사회단체 및 사회연대경제조직들의 연대체인 ‘학생먹거리안전 위협, 친환경급식 공공성 훼손하는 경기도교육청 식재료 저가 경쟁입찰 체제 도입 저지 시민사회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7일 수원시 경기도청 앞에서 변경안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농민·시민의 변경안 반대 입장을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에게 전달하며 변경안의 재고를 촉구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일단 변경안의 실시를 보류했다. 그러나 어떻게든 이번 달 말 2학기 개학 전에 변경안의 완전 철회를 이뤄내야 한다는 게 공대위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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