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희 중앙청과 과일본부장
* 강근진 중앙청과 경매사.
[농산물유통] 도매시장에서 과일 제값 받는 비법
한국농업신문 박현욱 기자 2025. 8. 14
가락시장은 국내 농산물 유통의 1부 리그다. 전국에서 출하되는 농산물이 한곳에 모여 경쟁이 가장 치열하고, 전국 도매시장 중에서도 최고가로 거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락시장에 출하되는 농산물은 맛과 안정적인 출하에 대한 신뢰, 매끈한 외형 등 다양한 조건을 갖춰야 제값을 받을 수 있다. 지난 13일,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가 가락시장 중앙청과에서 공동 개최한 ‘청년농업인 도매유통 역량강화를 위한 현장교육’에서는 도매시장에서 과일 제값 받는 방법을 주제로 한 강의가 열려 주목을 끌었다.
[이재희 중앙청과 과일본부장] “품종·타이밍·신뢰—삼박자 맞아야 제값”
농산물 생산도 치밀한 전략 필요
‘가격 정보=돈’ 시황 모니터링 필수
신뢰 기반 거래가 장기 수익에 유리
첫 강연자로 나선 이재희 중앙청과 과일본부장은 도매시장에서 과일이 제값을 받기 위해서는 ‘품질·출하시기·거래관계’를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농업인의 시작은 생산이 아니라 판매 전략에서 시작된다”며, 내가 재배하고 싶은 작물이 아니라 소비자가 사고 싶어하는 품종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재배 환경보다 품종 특성과 가공·유통 기술을 먼저 이해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격 흐름을 읽는 정보력은 곧 수익으로 직결된다. 이 본부장은 지난해 배 저장량이 실제보다 적게 알려진 사례를 언급하며 시장 정보의 정확성을 지적했다. 그는 “저장 기간을 길게 가져가다 시세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사과·배 등 주요 품목의 시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출하시기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거래 방식도 유연해야 한다. 그는 “특수 계약이나 직거래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라”며, 신뢰 기반의 거래가 장기적인 수익에 유리하다고 했다. 이어 “도매시장에서 30년 넘게 거래하는 농가들은 모두 신뢰를 지켜온 곳”이라며, 문제 발생 시 신속한 대응과 관계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물건의 품질뿐 아니라 홍보와 이미지 관리도 필수라고 덧붙였다. 신품종 시장 형성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꾸준한 홍보와 품질 유지는 결국 시장 경쟁력을 만든다. 또한 중도매인·유통인과 원활한 관계가 안정적인 판매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도매시장은 물류가 편하고 거래가 빠른 구조”라며, “이 특성을 이해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 과일은 결국 팔려야 제값을 받는다. 품질·타이밍·신뢰. 이 세 가지를 지키면 10년, 20년, 40년도 농사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강근진 중앙청과 경매사] 균일성·향·색이 승부 가른다
포도 이렇게 만들면 백전백승
‘향·당도·씨없음·껍질째 섭취’ 중요 변수
선발주·후구매 일반화 소포장·고품질 선호
최근 레드크라렛 등 적색 품종 전환 늘어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강근진 중앙청과 경매사는 “포도는 이제 브랜드가 아니라 품질이 가격을 결정한다”며 포도산업의 재배·유통 트렌드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2015년 이후 샤인머스캣이 급격히 확산됐지만, 생산량 폭증과 무분별한 재배, 조기 수확 등으로 가격이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전국에서 생산되며 희소성이 사라졌고, 품질 편차가 커진 것도 한계 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최근 비중이 크진 않지만 레드크라렛·레드가네시·서니돌체 등 향과 색을 갖춘 적색 품종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경매사는 도매시장에서 유통되는 포도가 중도매인의 선택을 받기 위한 조건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시장에서 통하는 포도는 균일한 송이, 적정 착색과 당도(18브릭스 이상), 완충재를 갖춘 포장”이라며 “비품은 별도 출하하고, 정품은 철저히 선별해 브랜드 신뢰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통 현장에서는 선발주·후구매가 일반화되고, 소포장·고품질 선호가 뚜렷해졌다. 재고 부담을 회피하고 품질이 낮으면 즉시 배제되는 경향이 심화됐다는 것이다. 특히 재구매 결정은 첫인상에서 결정된다는 게 강 경매사의 분석이다.
강 경매사는 포도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산 포도는 여전히 충성 소비층이 두텁다. 향·당도·씨 없음·껍질째 섭취 가능이라는 네 가지 조건을 갖춘 포도만이 시장에서 백전백승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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