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한욱 경북 상주시조합공동사업법인 마케팅팀장(왼쪽)이 오이농가 박성용씨와 보급형 스마트팜 주장치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씨는 5월 오이 수확을 마무리한 이후 11월 아주심기(정식)를 앞두고 있다.
[돈 버는 농업, 보급형 스마트팜이 답이다] (1) 경북 상주시조합공동사업법인 오이 공선회
농협경제지주 맞춤형 설치 지원
터치 한번에 시설하우스 제어
온습도 조절·약제 살포 수월해
삶의 질 향상…생산량도 늘어
농민신문 상주=김인경 기자 2025. 8. 13
스마트팜은 값비싼 시설·장비로만 가능한 것일까. 농협이 추진 중인 ‘보급형 스마트팜’은 이같은 우려를 불식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농가 자부담은 최소화하면서 농사 편의성은 극대화한 보급형 스마트팜을 통해 ‘돈 되는 농업’을 구현하는 현장을 차례로 살펴본다.
경북 상주시조합공동사업법인(대표 이무상)의 오이 공동선별회를 이끄는 박성용씨(53·상주시 인평동)는 올초 오이농사 27년 만에 거의 처음으로 발 뻗고 마음 편히 잠들 수 있었다고 했다. 시설오이 농사를 짓는 그는 겨울이면 한밤중에도 몇번이고 시설하우스를 찾아 난방기가 꺼지지 않았는지, 습도는 적정한지 살펴야 했다.
그런데 이러한 사정은 1월 농협경제지주 지원을 받아 보급형 스마트팜을 설치한 뒤 180도 달라졌다. 집 안방에서도 시설하우스 내부 온습도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시설하우스 천창·측창·3중커튼을 스마트폰 터치 한번으로 제어할 수 있어서다.
박씨가 보급형 스마트팜을 설치한 면적은 전체 6611㎡(2000평) 규모다. 단동하우스 11곳을 합쳐 만든 연동하우스인 이곳에 스마트팜 제어장치와 각종 센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양액기, 관비기, 스마트 백엽상(지온과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확인하는 장치)을 설치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모두 700만원. 이 중 농협경제지주가 70%(490만원)를 부담하고 박씨는 나머지 30%(210만원)만 냈다.
그는 “특히 겨울철엔 해가 잠깐 났다가 들어가는데, 천창을 제때 닫지 않으면 기온 급락으로 오이 생육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지난해까지는 넓은 시설하우스 곳곳을 왔다 갔다 하며 천창 스위치를 켜고 끄기를 반복했지만 이제는 어디서나 CCTV를 보며 창을 여닫을 수 있어 삶의 질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약제 살포 편의성도 높아졌다. 박씨는 “종전엔 아내와 시설하우스 양쪽 끝에서 무전기로 대화하며 약제가 고루 살포되는지 확인했다”면서 “설치 후엔 농막 내 컴퓨터로 무인 방제기를 켜고 끄는 것은 물론 대형 모니터를 통해 약제 분사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어 한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시설하우스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데다 작업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오이 생산량도 15% 늘었다”고 강조했다.
이무상 대표는 “오이 공선회원 30농가 중 22곳에서 보급형 스마트팜을 설치했는데,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큰 비용을 들여 대규모 스마트팜을 설치한 농가가 관련 시설업체 도산 등으로 사후관리(AS)를 받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면서 “농협경제지주가 (보급형 스마트팜 관련 업체와) 계통계약을 맺어 신뢰할 수 있고, 농가별로 필요한 장비를 맞춤형으로 구축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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