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채소 산지가 신음하고 있다. 지난 가을과 초겨울 잦은 비와 고온현상 등 이상기후 여파가 수확기를 맞은 현재 산지에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시세까지 받쳐주지 못해 농가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산지 및 도매시장 등에 따르면 해남이 주산지인 월동배추의 경우 물량이 조기 출하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예년 같으면 1월 중순 현재 월동배추의 60~70% 정도가 산지에서 재배돼야 하는데 올해엔 비 등의 영향으로 30~40%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산지에선 파악하고 있다.
제주가 주산지인 무와 양배추, 감자 등도 상황은 좋지 못하다. 무는 고온에 잦은 비로 웃자람 현상이 나타났고 품위도 좋지 못한 상태다.
1월부터 3월 이후까지 순차적으로 나와야 할 양배추도 올해는 이 흐름이 깨져 1월 중순 현재 많은 물량이 시장으로 반입되고 있다. 3월에 나올 물량까지도 현재 도매시장 등으로 출하가 진행되고 있다.
감자는 재배면적이 줄어들은 데다 바이러스 등 병충해 영향까지 더해져 현재 시장 출하물량이 평년의 60~70% 선에 그치고 있다. 3월 이후에도 나올 제주 물량이 올해는 2월이면 마무리될 것 같고 성출하는 이달 말이면 끝날 것으로 도매시장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소비 침체까지 더해져 물량이 줄어든 품목도 감소한 양에 비하면 시세가 제대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래저래 월동채소 재배 농가들은 어느 해보다 힘겨운 겨울을 지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재배농민들은 “이제 더 이상 이상기후가 이상한 기후가 아닌 매년 벌어지는 현상이 될 수 있다”며 “소비자 가격 안정에만 수급조절의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겨울철 주 먹거리인 월동채소류 생산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 및 대책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경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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