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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형 태양광과 햇빛연금에 대한 논의가 다시 활발해지면서 새로운 농촌 주민과 농가의 에너지원이자 수입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 지난해 11월 21일 열린 햇빛두레 태양광 발전소 준공식.
농촌마을의 새로운 소득원으로...소멸위기 극복되나
마을 농업인·주민 스스로 주인되는 모델 확대 필요
정부 금융지원 조건강화·지자체 거리규제
농촌주민 간 갈등 등으로 성장세 둔화
재생에너지 생산 수익, 외부인에 집중
혜택 재분배 이뤄지지 않으면 확산 동력 약화
모든 주민이 주주로 참여
‘경기 여주 구양리 마을’ 주목
100% 수익 전액 마을 공동 복지 활용
정책의 일관성·보조금 지급 지속성 확보해야
농수축산신문 박유신 기자 2025. 8. 12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햇빛연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햇빛연금은 태양광 발전을 통해 얻는 고정적인 수익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용어다. 농촌과 연계해서 보면 농가나 마을 공동으로 농지나 비닐하우스, 축사 등 농업시설, 마을 공동시설을 활용해 태양광 발전을 하고 생산된 전기를 생산·판매해 얻은 수익을 농가나 마을공동체에 지급하는 사업으로 국민연금처럼 주기적으로 형태로 지급하기에 연금이라는 표현을 쓴다.
수 년 전부터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의 일환으로 태양·풍력·수력·지역·바이오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농촌마을 현장 곳곳에 태양광 설비가 설치되고 정부와 지자체들도 태양광 사업을 확대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후보시절 공약으로 내세웠던 ‘햇빛소득마을 조성과 농가 태양광 설치지원으로 햇빛연금 지원’ 약속을 지키기 위해 햇빛연금을 국정과제로 설계 중이다. 주민 주도의 공공형 햇빛소득마을을 조성해 에너지 주민소득을 지급하고 농가 주택 지붕이나 유휴공간을 활용해 소규모 태양광 시설 설치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이에 햇빛연금이 농촌 마을의 새로운 소득원이자 농촌소멸 위기를 극복할 해법으로 안착하기 위한 방안을 짚어봤다.
#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8~9% 불과 갈길 멀어
2000년대 들어서며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안보 강화, 산업 경쟁력 확보 등의 이유로 태양광, 풍력, 수력, 바이오에너지 등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져 왔다.
세계 각국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국가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2021년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 제정을 통한 법제화와 함께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의 핵심 수단으로 추진 중이다.
국가 전력 운용의 기본 방향과 장기 전망을 담은 정부의 ‘2023~2036년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21.6%를 목표로 설정·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 에너지 금융 분석기관인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30% 가량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33%인 점과 비교하면 8~9% 정도인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갈길이 멀다.
# 발전 수익 혜택 불균형, 농촌재생에너지 확대 걸림돌로 작용
태양광, 풍력, 수소·바이오, 지력·수력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원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태양광이 전체 재생에너지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태양광 설치 속도도 세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양한 재생에너지원 중에서도 태양광이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농촌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국 곳곳의 농촌에서는 지금도 태양광을 활용한 에너지시설이 설치·운영되고 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3월 말 기준 국내 전체 태양광 용량은 20.8기가와트(GW)로 이 중 농촌형 태양광은 8.1GW로 전체 태양광의 39.1%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농촌형 태양광은 정부의 금융지원 조건강화, 지자체 거리규제, 농촌주민 간 갈등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제약요인으로 재생에너지 생산으로 인한 혜택이 정작 농업인이나 주민이 아닌 외부인에게 돌아가며 오히려 농지 훼손이나 과도한 땅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인더스트리뉴스가 2020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농촌재생에너지 확대 시 우려되는 부문을 묻는 질문에 절반 이상인 58.8%가 ‘지역주민이 아닌 외부인 혜택’을 꼽았으며, ‘과도경쟁에 따른 땅값상승’(41.5%), ‘과학기술불안’(25.1%), ‘농지훼손에 따른 식량생산 불안’(15.8%) 순으로 우려을 표했다.
이에 대해 최재관 햇빛배당전국네트워크 상임대표(더불어민주당 여주양평지역위원장)는 “재생에너지의 85%가 농촌에서 만들어지지만 정작 농촌 주민이 가장 싫어하는 게 재생에너지시설”이라며 기업 중삼의 수익의 재분배가 농촌재생에너지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함을 지적했다.
2018년 처음으로 햇빛연금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인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단지를 건설해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평가받는 전남 신안군의 사례만 보더라도 정작 주민의 참여율이 4%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 100% 주민 주도의 태양광 발전 실현한 ‘경기 여주 구양리 마을’ 주목
햇빛연금이 이재명 정부 농정의 한 축으로 떠오르며 경기 여주시 구양리 태양광 마을이 자연스레 주목받고 있다. 특히 구양리는 100% 농업인과 마을주민이 주주로서 공동체를 형성해 100% 수익을 분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150여 명의 작은 마을의 구양리 마을발전소는 에너지자립을 실현한 들넓은 유럽의 마을들과는 달리 면적부터 다름을 인정하고 ‘마을이 하나의 발전소가 될 수 없을까?’하는 질문에서부터 시작됐다.
이에 개별 농가지붕을 하나로 연결해 마을발전소인 햇빛두레 발전소를 만들었다. 현재 구양리 마을에는 창고, 체육부지, 풋살구장 주차장, 농지 등 주민 공동시설을 활용해 은행으로부터 17억 원의 대출을 받아 6개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 998kW의 전력을 생산해 월 1000만 원 가량의 발전수익을 마을 주민들이 나누고 있다.
대표적인 태양광 발전 모델인 해남 솔라시도처럼 대기업이 대규모 재원을 투입, 발전시설을 설치하고 그 대가로 주민이 피해지원금을 받는 피해지원 개념의 발전형태가 아닌 소규모로 주민 스스로가 100% 발전소의 주인이자 주주로서 참여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발전수익은 마을공용차량 행복버스와 무료식당 운영, 각종 마을행사, 노인회·부녀회 문화공연 관람 지원 등 공동 복지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오히려 발전수익을 다 못쓰는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한 주민의 말처럼 구양리 마을의 사례는 비록 소규모이지만 마을의 공유자원을 활용해 송전 부담 없이 마을 주민과 농업인이 주인이 돼 마을의 복지 증진과 신규 소득창출이 가능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 농업·태양광 발전 동시 가능한 ‘영농형 태양광’ 논의 활발
햇빛연금의 수단으로 태양광 발전이 주목되면서 농지를 활용해 농업과 태양광 발전이 동시에 가능한 영농형 태양광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영농형 태양광 발전은 농사와 태양광 발전을 병행함으로써 농작물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것이다. 기후위기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방안이자 재생에너지 생산과 농업인 등의 농가소득 제고를 위한 대안으로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농지법이나 전기사업법 등에 따라 관련사항만 적용될 뿐 직접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별도의 법률은 없는 실정이다.
특히 농지법 상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을 위해서는 농지의 타용도 일시사용허가 기간이 최대 8년으로 제한돼 있어 평균 25년인 태양광 발전설비의 수명에 비해 짧아 농업인 등의 소득을 보장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외에도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를 비롯해 인·허가절차, 송전설비 연계 등의 제도적 기반도 마련돼 있지 않아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의 포괄적인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이런 가운데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 정읍·고창)은 지난달 21일 햇빛연금과 에너지 자립마을의 근간인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법’을 대표 발의해 주목된다.
법률에는 우선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이 농가소득 증대를 통한 농촌경제 활성화와 재생에너지 생산·보급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가와 지자체에게 종합적인 시책과 행·재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하도록 명시하고 농업인 등이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을 하려는 경우 30년 이내의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 기간을 대폭 확대했다.
또 농림축산식품부와 시·도지사가 영농형 태양광 발전특구를 지정, 난개발과 경관훼손의 문제를 방지하고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을 통해 생산된 전기에 대해 생산자의 자가소비 우선 보장과 공공기관 등의 우선구매, 송·배전설비 연결 지원과 비용 감면 등의 지원사항도 담았다. 그외에도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농지 사용면적과 농업 생산량의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선택형공익직불제를 지급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함께 영농형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기 위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의 개발행위허가 시 이격거리는 공공복리의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적용하지 않도록 규정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영농형 태양광 발전은 일상화된 기후위기로 인한 농촌의 어려움을 극복해 농업인과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라며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도 영농형 태양광 발전 지원 활성화 대책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햇빛연금 안착을 위한 과제는
이처럼 햇빛연금이 에너지 자립·기후대응·지역경제 활성화·농가소득 제고 등을 동시에 실현하는 핵심 정책이 될 것이란 기대만큼이나 과제도 산적해 있다.
최 상임대표는 “덴마크나 독일 등 선진국들도 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지만 재생에너지 비중을 40%로 확대한 것의 핵심은 재생에너지의 주인으로 주민이나 주민협동조합, 지자체가 수행해 주민들이 이익을 나누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햇빛연금이 농촌 주민의 희망이 되려면 구양리 같은 소규모 100개 마을에 1메가와트씩 생산하면 1만2000세대가 혜택을 볼 수 있듯이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지 않고 전력 계통망 문제도 없이 마을 농업인이나 주민이 스스로 주인되는 모델을 확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햇빛연금 실현을 위해 국공유지 활용을 통한 주민임대 부지 확보, 수익권 기반 금융 설계, 에너지 생산·분배·소득 연결 구조 구축 등 정책적 기반 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청년농업인인 박다정 한맥 대표도 “태양광을 이용해 소득 창출하는게 청년농업인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대안소득이 될 수 있고 정착 초기에 안정적 소득 기반을 제공해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다만 고랭지 지역이나 협소한 농지, 경관보존지역, 전력계통 연계가 어려운 지역 등 지형적 제약과 지역 주민 갈등, 지역 규제, 초기비용 부담 등의 한계가 있어 단순히 장려하기 보다는 지역 여건을 반영한 맞춤형 모델 설계와 초기 투자 비용과 유지관리비에 대한 공공의 적극적인 지원체계 구축, 주민 간 갈등 조정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문부 경기도 농업정책과장은 “경기도만 해도 70%가 외지인 소유의 땅인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적합한 토지를 확보하는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실제 지난해 양평군에 한 개 사업지구를 선정해 햇빛연금과 비슷한 마을발전사업을 추진하려다 소송이 걸려 중단돼 있는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재영 충북 증평군수는 “태양광 발전과 관련돼 정부 보조가 있다, 없다가 반복되며 농촌 현장의 혼란을 초래하고, 소위 업자들의 돈벌이 도구로 전락해 버린 면도 있다”며 “정책의 일관성과 보조금 지급의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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