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환경생산자·소비자단체 대표들이 4일 국회에서 강형석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오른쪽 두번째)에게 친환경임차농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생산자·소비자·시민 1만여명의 서명부를 전달하고 있다. 한살림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
임대차 계약서 작성 안한 지주
부정수급 걸릴까 인증 취소 압박
농식품부, 민관 합동 TF 구성
안정적 농지 공급 방안 등 모색
농민신문 지유리 기자 2025. 8. 7
정부가 최근 잇따르는 친환경임차농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자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
강형석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4일 국회에서 한국친환경농업협회, 한살림·두레 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 등과 만나 친환경임차농 실태를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단체들은 친환경임차농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생산자·소비자·시민 1만여명의 서명부를 농식품부에 전달했다.
농업계에 따르면 2021년 ‘농지법’ 개정 이후 정부가 직불금 부정 수급 단속을 강화하면서 친환경임차농 문제가 본격화됐다.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토지 소유주가 임차농에게 친환경인증을 취소하도록 압박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다. 토지 소유주는 양도소득세를 면제받고자 농지를 타인에게 빌려줬음에도 본인 명의로 농업경영체 등록을 하고, 세제 감면 요건인 ‘8년 자경’을 거짓으로 충족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임차농은 친환경인증을 받으려면 실경작 여부를 증빙해야 하지만, 토지 소유주의 부당한 인증 취소 요구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인증을 포기하고 직불금도 받지 못하는 것이다. 또 농업경영체에 주어지는 각종 지원 정책에서 소외된 상태로 언제 농지를 내놔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떠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살림 정책기획팀 관계자는 “현장에선 친환경농가의 70∼80%가 임차농이라고 보는데, 이들 대다수가 불합리한 일을 겪고 있다”며 “구조적·고질적인 문제가 반복되지만, 정부는 피해 현황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친환경농업은 적정 토양을 조성하는 데만 2∼3년이 투입되는 구조로 농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 탓에 정부의 ‘제5차 친환경농업육성 5개년 계획’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인증면적은 2020년 8만1827㏊로 정점을 찍은 후 줄곧 내리막을 걸어 2024년 6만8165㏊까지 줄었다.
이날 면담에선 임차농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안이 대책으로 논의됐다. 농식품부는 먼저 농지은행을 통해 농지를 빌리는 친환경농가에 가점을 부여하는 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인증농지와 연접한 농지는 친환경농가에 우선 배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자경 의무 기간을 현행 8년에서 3년으로 줄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시·군 단위 친환경농지 확보’ ‘임대차 계약 합법화 때 인센티브 제공’ 등도 대책으로 거론된다.
강 차관은 “민관 TF를 구성해 답을 찾겠다”며 “기후위기와 환경오염 등으로 더욱 중요성이 부각되는 친환경·유기농업의 규모를 향후 두배로 확대하기 위해 친환경농업직불과 친환경농산물 공공급식 확대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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