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배송장 넓히고 1층에 설치해야 물류 원활”
서울 가락시장 도매권역의 시설현대화 사업을 앞둔 상황에서 일본 현지 전문가들은 일본 내 유통환경의 변화 등을 토대로 다양한 조언을 내놨다.
우선 오타케 도쿄청과 영업본부 부장은 “도쿄청과가 있는 오타시장은 상대매매(정가·수의매매) 확대로 일평균 과일 700~800t과 채소 1000~1500t이 경매장에 체류하고 있는데, 이는 일평균 청과물 반입량에 맞먹는다”며 “과거 경매제를 토대로 산출한 면적보다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해지면서 도매법인이 돈을 들여 시장 안팎에 물류시설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락시장에서도 정가·수의매매 비중이 증가한다면, 지금보다 넓은 경매장과 배송장이 마련돼야 한다”며 “특히 이 시설들을 1층에 마련해야 원활한 물류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소카와 마사시 도매시장정책연구소 대표는 “대형유통업체와 체인화된 슈퍼마켓의 등장 등 규모가 커진 소비처들은 도매시장에 소분포장·반가공 등의 상품화 기능을 적극 요구하고 있다”며 “가락시장이 앞으로 어떤 판매처와 거래하느냐에 따라 요구되는 시설이 달라질 텐데, 유통환경 변화가 극심한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여유공간을 시장 내외부에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 계획안에서 도매시장 내부에 둔 공동배송장이 물류 혼잡 없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물류 흐름을 보다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모리모토 전 도쿄도 중앙도매시장 이전지원 담당부장은 “일본에서는 경기 침체와 인구 감소에 따른 세수 확보의 어려움으로 중앙도매시장에 대한 정부 지원이 줄고, 유통인의 비용 부담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가락시장 유통인들도 정부 지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가정 하에 시설 확보와 시장운영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라도 도매법인과 중도매인이 뭉쳐 사업을 주도해야 한다”며 “유통인들이 원하는 바를 요구하지 않아 개설자가 일방적으로 시설현대화를 추진하면, 현대화 이후 예상치 못한 불편함은 결국 유통인들이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도쿄=이성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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