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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스마트팜 잦은 설비 고장…청년 ‘부농의 꿈’ 산산조각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8-07 조회 298
첨부파일 20250806500615.jpg
* 충북 음성에서 한국농어촌공사의 ‘비축농지 임대형 스마트팜 사업’에 참여한 청년농 안성철씨는 양액기 고장 등 잦은 설비 이상으로 올해 오이 농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어촌공사 스마트팜 임차농 

         양액기 고장에 오이 생육 피해

         수확 줄어 수익 감소 ‘악화일로’


         고설재배용 베드 간격 들쭉날쭉 

         “구조적 문제엔 보상 이뤄져야”



                                                                              농민신문  음성=황송민 기자  2025. 8. 6



 “20년을 바라보고 들어왔는데, 이제는 떠나고 싶습니다.”

스마트팜을 기반으로 부농을 꿈꾸며 귀농한 청년농이 부실한 시설과 미흡한 대응으로 영농을 포기할 위기에 처했다.

충북 음성에서 오이농사를 짓는 안성철씨(42)는 지난해 한국농어촌공사의 ‘비축농지 임대형 스마트팜 사업’에 선정돼 1322㎡(400평) 규모의 스마트팜 시설하우스를 임차했다. 이 사업은 농어촌공사가 보유한 공동임대용 비축농지에 시설하우스, 양액·관수 시설 등을 구축해 청년농이 초기 투자 부담 없이 장기간 영농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안씨에게는 이 ‘기회’가 오히려 고통의 시작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핵심 설비인 ‘양액기’에서 비롯됐다. 1년2개월 동안 농사를 지으며 크고 작은 고장이 10여차례 발생했다. 특히 6월에는 양액기 설정 농도와 실제 투입된 농도가 달랐다. 그 때문에 11일간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오이가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

안씨는 “오이가 주렁주렁 열려야 할 시기에 거의 열리지 않았고, 달린 오이도 상품성이 크게 떨어졌다”며 “수확량이 평소의 10%에도 미치지 못해 큰 손해를 봤다”고 토로했다.

수확량 급감에 따른 수익 악화로 함께 일하던 근로자도 내보내야 했다. 인력이 줄어 농장 관리에 어려움이 많았고, 이는 다시 수확 애로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겪어야 했다.

안씨는 시설 설계 부실도 지적했다. 고설재배용 베드간 간격이 1400∼1800㎜로 제각각이어서 간격이 좁은 곳에서는 리프트 이동이 원활하지 않고, 넓은 곳에서는 여성 작업자의 손이 작물에 닿지 않아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베드간 간격이 1620㎜ 내외로 일정해야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다”며 “리프트 위에 올라탄 여성 작업자는 추락 위험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강선(작물 지지용 와이어)과 유인줄 설치도 부실했다. 45m 길이의 시설하우스에 강선이 42m만 설치돼 추가 시공을 해야 했다. 이마저도 오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11월말 폭설 피해도 봤다. 눈이 녹아 흐른 물이 시설하우스 지붕 사이의 틈을 통해 내부로 유입되며 저온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음성군농업기술센터는 저온피해로 판명했지만, 농작물재해보험사 측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보상을 거부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안씨가 떠안아야 했다.

스마트팜 운영을 위해 안씨가 투입한 비용은 농업용 리프트, 자동방제기, 집기류 등을 포함해 40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반복되는 설비 고장과 시설하우스의 구조적 문제로 이곳에서의 영농 포기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그는 “이런 상태였다는 걸 알았다면 절대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공사의 전문 인력 부족과 기술력 미흡, 외주업체에 사후 처리를 전적으로 맡기는 현재 구조로는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씨는 현재 농어촌공사 측에 손실 보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는 “청년농에게 첫 실패는 단순한 손해를 넘어, 영농 기반 전체가 흔들리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며 “지금이라도 그간의 피해에 정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농어촌공사 측은 본지의 질의에 “한정된 예산으로 최선을 다해 설치하고 사후 관리를 했지만 농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양액기 교체와 피해 사실 확인서를 바탕으로 한 임대료 감면 등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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