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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행정안전부가 농어촌지역의 경우 민생소비쿠폰과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처를 확대하겠다는 전향적 입장을 밝혔다.
연매출 30억 넘으면 등록 제한
하나로마트·농협주유소도 불가
한농연 등 “쓸곳없다” 확대 요구
행안부, 전향적 입장으로 선회
읍·면 단위 하나로마트 포함
지자체에 결정권 부여 검토도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025. 8. 5
정부가 민생소비쿠폰과 지역사랑상품권의 사용처 확대에 전향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특히 읍·면 단위 농협 하나로마트에서의 사용 허용과 함께, 지자체 자율 결정권 부여 방안까지 검토하기로 하면서 농촌 주민들의 불편 해소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그동안 농촌 현장에서의 문제 제기와 더불어 농민단체와 정치권이 소비처 확대를 요구해온 가운데, 5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행정안전부가 처음으로 전향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 한농연, 소비처 확대하라 성명 발표=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회장 최흥식)는 행안위 전체회의 전날인 4일 성명을 내고 “소비쿠폰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처 확대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한농연은 “민생 안정과 경기 회복을 목적으로 지급된 소비쿠폰의 지급률이 90%를 넘어서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농촌에서는 마땅한 사용처가 없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촌은 생활·편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고령 인구 비중이 높으며 교통 여건도 열악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오는 11월 30일까지인 사용 기한 내에 쿠폰을 소진하기 어려운 농업인과 농촌 주민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현재 소비쿠폰을 비롯한 지역사랑상품권은 연 매출 30억원 초과 사업장에 대해 사용처 등록을 제한하고 있다. 이로 인해 농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하나로마트, 영농자재센터, 농협 주유소 등 대부분의 농축협 경제사업장에서는 쿠폰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농연은 이를 두고 “지역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행정”이라며 “폭우 피해 복구로 생필품 구매가 절실한 상황에서도 정작 쿠폰을 쓸 곳이 없어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한농연은 “읍·면 단위 농축협 경제사업장에서만이라도 쿠폰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며 “행정 당국은 국민주권정부의 첫 민생정책인 소비쿠폰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전향적인 제도 검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치권에선 등록 완화도 땜질식 대책 비판=앞서 6월 20일 하나로마트의 가맹점 등록 요건이 일부 완화됐지만, 여전히 실효성이 떨어지는 땜질식 대책이라는 비판도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행안부는 ‘해당 면에 마트·슈퍼·편의점 유형의 지역화폐 가맹점이 한 곳도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용혜인 기본소득당(비례) 의원이 4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조건을 충족하는 면은 국내 전체 면의 10%가량인 117개 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용 의원은 “해당 면에 마트나 슈퍼, 심지어 편의점 가맹점이 한 곳도 없어서 하나로마트 가맹 등록이 가능하더라도, 추후 다른 업체가 등록하면 자동으로 등록 조건에서 탈락하게 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한 “2025년 본예산에서 0원이었던 지역사랑상품권 중앙정부 지원 예산이 올해 1차 추경에 4000억원, 2차 추경에 6000억원이 각각 편성됐다”며, “지자체의 지역화폐 발행 규모도 확대되는 상황에서 정작 농촌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하나로마트가 제외되는 것은 제도적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 행안위에서의 집중 추궁에 행안부 전향적 검토 입장 선회=농민단체와 정치권의 개선 여론 속에 5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정훈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15분 넘게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처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신 위원장은 현장과 위성 사진에다 인터뷰 영상까지 제시하며 농촌 지역에서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에 큰 불편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어르신들이 배 타고 나가거나 불편한 몸을 이끌고 읍내까지 가야 한다. 면에 하나로마트가 있어도 변변치 않은데 이것조차 이해 못하는 행안부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감정을 억누르기가 쉽지 않은데, 근본적으로 행안부는 지방을 대도시와 똑같은 시각으로 보지 마라. 행안부가 좀 더 심각하게 이해하고 정책을 수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소비쿠폰이든 지역사랑상품권이든 사용처 결정 권한을 지금처럼 행안부에서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방안까지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신 위원장 질의 직전, 마트·슈퍼·편의점 등이 없는 면단위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만 허용된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의 문제를 지적한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전수 검사를 통해 품목이 많이 없는 지역까지 하나로마트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한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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