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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농정춘추] AI 전성시대, 농업통계 개선 위한 투자가 절실하다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8-03	조회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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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정춘추] AI 전성시대, 농업통계 개선 위한 투자가 절실하다

이춘수 국립순천대 교수 2025. 8. 3

바야흐로 인공지능(AI) 전성시대다. 각 국가가 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나 AI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자국의 데이터와 AI 기술을 기반으로 독립적인 AI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소버린 AI’가 새 정부 산업 및 과학기술 정책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고, 40대 AI 전문가들이 과기정통부 장관과 신설된 AI 수석으로 임명됐다. 또한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원회의 핵심과제에 AI 산업 활성화가 담길 것으로 예상되고 수십, 수백조원의 AI 투자 계획도 발표되고 있다.

AI가 인류에게 축복일지 재앙이 될지는 지속해서 논의할 과제이나, 빠른 속도로 방대하고 복잡한 데이터를 해석해 의사결정의 질을 높인다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AI는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데이터에 편향이 있는 경우 왜곡된 결과를 낼 수 있다. 또한 적지 않은 AI가 정보 처리 과정이 ‘블랙박스’로 처리돼 정보의 신뢰성에 한계를 가진다. 생성형 AI가 그럴듯한 거짓 정보를 제공하더라는 경험담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고, 최근에는 미국 신문사에서 AI가 만든 허위 책 추천 목록을 게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AI 정보의 낮은 신뢰성과 편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그러나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Garbage in, garbage out)’는 격언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AI 정보의 신뢰성과 편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검증 데이터의 생성이다. AI 전성시대에 정부의 공식통계가 중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과연 농업통계는 검증 데이터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언젠가부터 천덕꾸러기가 된 쌀과 관련한 통계를 보자. 시장격리가 유일한 가격안정 수단으로 남은 상황에서 제도 자체의 한계도 있으나, 현장에서는 격리 물량과 시점 결정의 근거로 활용되는 생산량과 소비량 통계가 정확하지 않다는 문제를 지속해서 지적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쌀 통계를 책임지는 통계청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책임 소재를 두고 충돌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움이 더해진다. 일각에서는 정부 통계가 현실을 왜곡해 쌀 감산이라는 잘못된 정책을 불러왔다는 비판도 있다.

소비자의 식품 안전과 건강에 관한 관심 증대에 대응하고, 탄소중립 농업 실현을 위해 친환경농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친환경농업과 관련한 공식통계는 농가 수와 재배면적, 생산량에 대한 인증통계가 전부고, 품목별 생산 및 유통실태나 친환경 농가의 소득 실태에 대한 정보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보고서를 통해 일부 품목에 대한 정보가 제공될 뿐이다. 또한 친환경농업 활성화를 위해 수입 유기농산물에 대한 대응이 중요함에도 품목별 유기농산물 수입 현황에 대한 통계도 미비하다.

기후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배추, 무, 마늘, 양파 등 노지작물의 수급 안정이 중요하고, 물가안정을 명목으로 적지 않은 물량이 수입되고 있다. 그러나 수입 농산물이 어디로 유통되고, 국산과 수입 농산물의 재고량이 어느 정도인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정부에서 수입 농산물 유통 이력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원산지 세탁이나 허위 정보 등으로 이력 정보가 제대로 관리되는지 의문이다.

농촌소멸에 대응한 귀농 및 청년 유입 정책이 실효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귀농자와 예비 청년 농민의 경영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농산물 소득정보가 중요하고, 농산물 소득정보는 농진청과 통계청에서 생성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농진청의 농산물 소득조사에 대한 ‘2024년 정기통계품질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농산물 소득조사가 지역 단위의 소득 실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품목 및 표본 크기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농산물 소득조사의 품목 및 표본 크기 확대 문제는 끊임없이 지적된 문제이나, 예산과 인력 부족을 이유로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농진청에서는 매년 50여개의 전국 단위 품목, 110여개의 지역 단위 품목을 대상으로 농산물 소득정보를 조사하고 있는데, 예산은 30억원 남짓이다. 스마트농업 육성과 데이터 농업을 명목으로 한 다양한 사업에 매년 수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수십, 수백조의 AI 투자 계획이 발표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씁쓸할 따름이다.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농업통계는 실효성 있는 정책의 기본이고, AI 전성시대를 이끌 농업 분야 AI 활성화의 핵심이다. 새 정부에서 AI 산업 활성화를 위해 투자한다는 수십, 수백조원 투자액의 단 몇 프로라도 농업통계 개선을 위해 투자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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