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역·기초의회 선거제 개혁 시범사업 확대를 위한 추진단 발족 및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김흥진 기자
* 임미애 민주당 의원 등은 7월 30일 ‘광역·기초의회 선거제 개혁 시범사업 확대를 위한 추진단 발족 및 토론회’를 열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선거제 개편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사진은 추진단 발족식 직후 이를 알리는 피켓 퍼포먼스.
대구·경북, 국민의힘 의석 싹쓸이
광주·전북·전남은 민주당 ‘독식’
타 정당·무소속 출마 포기 속출
2인 선거구 폐지 통해 완화해야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025. 8. 1
지방자치제 부활 30년을 맞은 가운데, 내년 6월 3일 치러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의회 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정 정당이 지방의회를 사실상 독점하는 구조 속에서 지역 주민의 다양한 민의가 의회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중대선거구제 확대 등 선거 제도 개선 요구가 힘을 얻고 있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선거제개혁 시범사업 확대를 위한 추진단, 국회 입법조사처는 7월 30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광역·기초의회 선거제 개혁 시범사업 확대를 위한 추진단 발족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특정 정당 독점 폐해=이날 발제를 맡은 하승수 변호사(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는 현행 지방선거제도가 갖는 현행 지방선거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짚으며 선거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하 변호사는 “한국의 광역지방의회 선거는 대다수 의석을 소선거구제 방식의 지역구에서 선출하고, 약 10% 비례대표 의석을 더하는 병립형 방식”이라며 “정당 득표율과 의석 비율이 일치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대표성이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 변호사는 특히 2022년 지방선거 결과를 근거로 들며 “대구와 경북에서는 광역의회 32석과 61석 중 국민의힘이 각각 31석과 56석을 차지했고, 광주(23석)·전북(40석)·전남(61석)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22석, 37석, 56석을 확보하는 등 특정 정당의 일당 독점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이어 “이러한 구조 속에서 다른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는 출마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광역의원 106명이 무투표로 당선됐다”며 “광주·전북·대구의 경우 전체 당선자의 절반 이상이 무투표 당선자였다. 이는 더 이상 민주주의 국가의 선거라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하 변호사는 “한 정당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면 정책 경쟁과 토론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지방의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며 “이로 인해 자치입법, 예산 심의, 정책 품질이 저하되며 결국 주민 삶의 질이 악화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방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지역 정체와 인구 유출 현상의 근본적 원인”이라며, 지방자치의 위기를 선거제도 개혁의 관점에서 진단했다.
▲제도 개선 제언=하 변호사는 개혁 방향으로 광역지방의회와 기초지방의회를 구분해 선거제 개편 논의를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광역의회의 경우 △소선거구는 유지하되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 의석을 연동하는 ‘혼합형(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소선거구를 폐지하고 권역별 비례 명부를 제출하는 ‘권역별 대선거구제’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기초의회의 경우에도 비례대표제를 전면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최소한 2인 선거구 폐지를 통해 공천 독과점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선거 개혁 위한 추진단 출범=이날 토론회에선 ‘광역·기초의회 선거제 개혁 시범사업 추진단’ 발족식도 함께 열렸다. 국회의원과 기초·광역의원 등 86명의 기초·광역의원이 참여한 추진단은 향후 지역별 시범 확대를 통해 제도 전환의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임미애 의원은 “선거제도는 민주주의의 뿌리”라며 “지방 정치에 다양성과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일은 단순한 제도 개선을 넘어 소멸 위기의 지방을 살리는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22년 일부 기초의회에서 3~5인 중대선거구 시범실시가 있었고, 일부 지역에선 일당 독점 완화라는 긍정적 효과가 확인됐다”며 “이제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근본적인 전환에 나설 때”라고 말했다.
임 의원은 특히 “모든 지역을 일괄 개편하는 건 어려운 만큼, 정치적 다양성이 극도로 위축된 영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하며, “오늘 출범한 추진단은 바로 그 시도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이관후 국회입법조사처장은 “1995년 민선자치가 전면 부활한 이후 30년이 되었지만, 자치와 분권이 제대로 뿌리내렸다고 보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처장은 “지난 30년 동안 지방은 인구소멸의 직격탄을 맞았고, 갈수록 황폐화하고 있다. 이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결과이며, 특히 지방 정치의 다양성 실종은 지역 고유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며 “지방선거 제도 개선을 통해 자치와 분권의 토대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농어민신문] ‘폐기물관리법·폐촉법’ 개정안 조속 입법 촉구 
[한국농어민신문] 지난해 농수산예산 불용액 ‘9116억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