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두고 일부 비상품 유통 등 집중 보도…부정적 인식 부추겨 ‘시세
김장철 앞두고 배추도 “가격 오를 것” 섣부른 전망에 산지 불만 고조
한쪽으로 치우친 농산물 정보가 확산되며 산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주 출하·소비시기를 맞고 있는 감귤류와 배추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현재 주요 제철과일 품목인 감귤은 이달 초부터 노지물량의 출하가 시작돼 이제 본격적인 물량이 나오고 있다. 이 감귤의 경우 최근 공중파 등 여론에 연일 ‘비상품’ 등 상품성 부분이 부정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상품 규격에 미달하는 것을 출하한다’, ‘화학약품으로 강제 착색한다’는 등의 내용이 집중 보도되고 있고, 일부에선 ‘현장추적’ 등 이슈 띄우기에도 한창이다. 반면 작황이 좋았다거나 품위가 어느 해보다 양호하다는 식의 감귤류의 현 품질 상황에 대해서는 소식이 잘 들리지 않고 있다.
산지와 도매시장에선 이 같은 한쪽으로 치우친 정보 전달이 소비자 인식을 깎아내리고 결국 시세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올해 생산량 감소와 높은 품위로 양호한 시세가 예상됐던 노지감귤 초반 시세가 좀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가락시장에서 첫 출하 후 가격동향이 잡힌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9일간 감귤 온주(10kg상자 상품) 평균 경락가는 1만4678원으로 2만원을 오르내렸던 이 시기 평년 시세를 밑돌고 있다. 한 시즌 과일 시세는 초반 장 흐름이 중요한데 소비자 인지도가 살아나지 못하며 감귤류의 경우 초반 장 흐름이 어둡게 열리고 있다.
천호진 농협가락공판장 본부장은 “연일 비상품 관련 소식이 전해지면서 산지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살벌할 정도”라며 “특히 소비자들은 그런 것을 자주 접하다보면 오해의 소지가 생기게 된다. 일부 소비자들 중에는 올해산 귤이 유해하다고 완전히 잘못 인식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비상품 문제는 일부 몇몇 이들의 그릇된 행위에 불과한데 이게 물량 출하 초기부터 감귤의 모든 것인 냥 비치는 건 문제가 있다”며 “올해 감귤은 어느 해보다 품위가 좋은데 이 부분은 잘 전달되지 않아 아쉽다”고 밝혔다.
현재 낮은 시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중 최대 소비 시즌인 김장철을 한 달 가량 앞두고 있는 배추 시장도 그릇된 정보 전달로 산지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절임배추 예약에 들어가거나 김장시즌 전망을 내놓는 일부 유통업체와 관련 기관에서 올해 김장 배춧값이 재배면적 감소와 가뭄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높을 것이란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최근까지 봄과 여름배추 등 배추 시세가 전망치대로 맞아떨어진 적이 적었던 상황에서 섣부른 가격 전망은 김장철 배추 유통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더구나 김장시즌은 평균적으로 한 달 가량 남았지만 김장을 해야겠다거나, 어느 정도 양을 준비해야겠다는 등의 결정은 10월 말 무렵 이뤄지기에 현재의 일방적인 시세 전망은 김장철 소비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의 한 배추 산지유통인은 “김장배추 시세가 높을 것이란 전망을 섣부르게 내놓으면 김장 계획을 포기하거나 물량을 줄일 수 있다”며 “김장철 배추 시세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올해의 경우 배추 시세가 좋았던 적도, 전망이 맞은 적도 없었는데 섣부른 정보 전달로 김치 소비에 미리 찬물을 끼얹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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