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산업협회, 기자회견 열고 엉터리 정부 정책 탓 꼬집어
농업인신문 위계욱 기자 2025. 7. 18
“계란 안정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발로 뛴 계란 유통인들이 졸지에 범법자 취급을 받고 있으니 억울할 따름이다. 계란값 상승은 물량이 부족한 탓이지 유통인들과는 전혀 무관하다.”
한국계란산업협회(회장 강종성)는 최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계란 유통인들을 상대로 한 전방위 조사에 대해 할 말은 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강 회장은 “계란 한판 가격이 7,000원을 넘어서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가격 상승 요인을 들여다보겠다며 산란계협회부터 지난 6월 16일 조사를 시작해 6월 25일에는 계란산업협회까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영세상인들인 3,100여명의 ‘식용란수집판매업자’들은 ‘을’의 위치에서 힘겹게 업(業)을 영위하고 있는데 정부로부터 조사까지 받는 현실에 망연자실(茫然自失)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강 회장은 “요즘 브랜드 커피 한잔에 6,000~7,000원이 일반적인 가격이며 냉면 한 그릇이 15,000원을 넘는 현실에서 특란 기준 계란 한판 가격이 7,000원대라면 결코 비싸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계란가격이 비싸다고 인식하는 것은 식자재마트 등에서 각종 명목으로 세일을 강요하며 계란 1판에 2,980원, 3,980원, 4,980원 등 터무니없는 가격에 판매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강 회장은 ‘식용란선별포장업’ 정책을 두고 날선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식용란선별포장업’은 지난 2017년 계란 살충제 파동 이후 정부 주도로 ‘식용란선별포장업’을 2018년 4월 25일 시범적으로 실시했으며 1년 유예 1년 계도를 거처 2020년 4월부터 시행했다.
계란산업협회는 선별포장업제도 도입 당시 유통인들은 선별포장 시설에 수십억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전혀 없다고 분명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식품부는 정책 추진을 멈추지 않고 선별포장업 도입을 위한 공청회를 몇 차례 가졌다. 당시 공청회에서 유통인들은 막대한 비용이 투자된 만큼 선별포장시설 가동과 함께 계란 한판(30알) 기준으로 900원정도 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설명했다.
패널로 참석한 소비자 단체들도 ‘계란 품질이 좋아지는 만큼 계란 가격을 더 주겠다’고 약속 한 바 있다.
강 회장은 “이런 과정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던 소비자단체들이 이제 와서 계란 값이 비싸다고 비난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정부 말만 믿고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선별포장업을 시설한 계란유통업체들은 정부의 느닷없는 선별포장업 2년 유예 발표로 부도를 맞거나 막대한 재산상 손실을 입었다”면서 “현재까지도 정부는 그 어떤 보상 대책도 내놓지 못하면서 계란값 타령만 늘어놓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날 계란산업협회는 오는 9월 1일부터 시행되는 산란계 케이지 면적 확대 시행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018년 7월 ‘축산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7년간 유예돼 오던 산란계 케이지 적정사육 면적 마리당 0.05㎡에서 0.075㎡로 상향 조정이 시행된다.
강 회장은 “사육면적 확대로 사육 마릿수와 계란 생산량이 감소해 계란 수급 부족 및 가격상승 등 부작용이 우려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아랑곳 하지 않고 정책 추진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면서 “벌써부터 계란 부족이 현실화되면서 유통인들은 기존 거래처에서 확보하지 못한 물량을 확보키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농장에서 웃돈을 요구하는 등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해 유통인들은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강 회장은 정부의 계란 가격 안정화를 위한 정책 추진을 적극 환영하고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강 회장은 “계란가격 투명화를 위한 ‘표준약정서’ 조기 도입이 필요한 만큼 정부에 지속적으로 주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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