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축산연합회는 16일 성명을 내고 미국의 통상압력에 굴해 농산물 시장을 내줘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은 통상 협상 과정에서 우리 정부에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 허용, ▲쌀 시장 개방 확대▲유전자변형작물(LMO) 검역 절차 완화 ▲농산물 수입 검역 절차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4일 언론 브리핑에서 “농산물 협상은 늘 고통스럽지만, 우리 산업 경쟁력 또한 강화됐다”며 “농산물도 이제는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축산연합회는 “이번 여 본부장의 발언은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또다시 농축산물을 희생양으로 삼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현장 농민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다”며 “정부는 경쟁력이라는 명분으로 농민 생존권과 국민 건강권을 말살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농축산연합회는 “미국이 농업 시장 추가 개방으로 농민 생존권과 국민 건강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통상압력을 가하는데, 고위 통상당국자가 전략적 판단을 운운하는 것은 마치 농업을 바둑판의 사석(死石)으로 보는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정부는 그동안 농업강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과정에서 농축산업을 상대국에 전면 양보해 왔다”며 “당장 내년부터 한미 FTA와 한·EU FTA에 의해 상당수 농축산물 관세가 완전히 철폐된다”고 꼬집었다.
농축산연합회는 “정부의 대표적인 FTA 보완 대책인 피해보전직불제는 올해 종료를 앞두고 있다”며 “무역이득공유제의 대안인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채 내년에 종료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 차원에서 정부가 그간 약속한 대책들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추가 방안을 마련해도 부족한 상황에 농축산물 추가개방은 사실상 농민들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농축산연합회는 “미국의 모몰염치(冒沒廉恥)한 통상압력에 굴복하지 말고 식량주권·국민건강권을 사수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며 “정부가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한다면 거대한 농민항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농민신문] 한종협 “김정관 산업부장관 후보자, 농업 피해 관련 관세협상 입장 밝혀야” 
[농민신문] 임차농 수수료 면제 길 열리나…서천호 의원, ‘농지임대수수료 면제법’ 발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