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은 16일 대전 컨벤션센터(DCC)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 구현과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2025 조합장 소통공감 포럼’을 개최했다. 상호 소통을 위한 ‘대담토크’에서 참석 조합장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대전=김병진 기자
“이상기후 피해 대책 시급, 비조합원 사업이용량 규제 풀어야”
전국 농축협 조합장 한목소리
[2025 조합장 소통공감 포럼]
민감품목 美 추가개방 저지 요청
농업용 화물차량 직접 주유 제안
농축협 조세특례 일몰 연장 필요
고령화탓 신용사업 추진 어려워
강 회장 “규제 폐지 지속 건의”
농민신문 대전=이재효, 김민지 기자 2025. 7. 16
16일 대전 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2025 조합장 소통공감 포럼’에서는 농업과 농촌의 앞날을 고민하는 조합장들의 뜨거운 의견 개진이 이어졌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조합장들은 ‘비조합원 사업이용량 규제 완화’ ‘한·미 관세협상 대응’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눴다.
◆ “농산물 시장개방 美 압력 막아야”
농업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한·미 관세협상 테이블에 농산물 수입 확대 의제가 오르면 안된다는 데 뜻이 모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정부가 쇠고기·사과 등 민감품목의 추가 개방을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안성구 경기 안성원예농협 조합장은 “미국산 사과가 수입되면 우리 농가는 생산원가에 한참 못 미치는 가격에 사과를 팔아야 한다”며 “농협이 앞장서서 농산물 시장 개방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강 회장은 “사과뿐만 아니라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쌀·감자 등에 대한 개방 압박이 현실화한다면 농협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농민 편의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요구도 이어졌다. 대다수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사용하지 못해 상권이 열악한 농촌의 주민들은 그 혜택을 누릴 수 없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김창길 경기 포천 가산농협 조합장은 “12조원에 달하는 소비쿠폰이 풀리지만, 농민이 실질적으로 이용하는 농협 하나로마트·농자재판매소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농촌지역의 유류 판매취급소에서 농업용 화물차량에 직접 주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인구 경기 이천 대월농협 조합장은 “판매취급소에서 기름을 넣으려면 운반용기(말통)에 기름을 담아 다시 농기계나 트럭에 넣어야 해 주민들은 20㎏들이 말통을 힘들게 채우고 있다”며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농가 수입보장 방안 요구도
조합장들은 중앙회에 농업의 미래를 위해 농정활동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원오 강원 동해농협 조합장은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이 40%대에 머물러 식량안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식량작물을 재배하는 농가가 일정한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했다.
강 회장은 “그동안 추진됐던 양곡 관련 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해 농가에서 자급률 증진 대책에 큰 호응을 보내지 못한 것 같다”며 “최근 정부가 ‘양곡관리법’ 개정에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관련 문제에 실마리가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빈번해진 이상기후로 농가 피해가 막심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손병한 경북 경산 자인농협 조합장은 “3년 전 복숭아 잎마름병이 심각해 농가들이 큰 피해를 봤지만, 농작물재해보험에선 피해액의 50%만 보상해줘 다시 농사를 짓기 어려운 조합원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에 강 회장은 “최근 범농협 재해대책위원회에서 무이자 재해자금 500억원을 긴급 편성했고, 탄저병 예방용 약제를 지원했다”며 “기후변화가 심각한 만큼 농가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중앙회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농가 차원에서도 과수전염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제에 주의를 기해달라”고 덧붙였다.
일몰을 앞두고 있는 농축협 조세특례를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준식 서울서남부농협 조합장은 “경영비가 날로 상승하는 상황에서 조세특례마저 폐지되면 농가소득에 악영향을 끼칠 것은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 신용사업 규제 완화 ‘한목소리’
회의장은 ‘비조합원 사업이용량 규제 완화’ 논의로도 뜨거웠다. 현행 규정상 농축협의 비조합원 사업이용량은 각 사업별 당해 회계연도 사업량의 50%로 규정돼 있다. 김창길 조합장은 “현재 농촌은 기존 조합원들이 고령화하고 신규조합원은 점점 줄고 있어 신용사업 추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규제 완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강 회장은 “새마을금고의 경우 사업이용량 규제가 없고, 다른 상호금융기관도 농협만큼 규제가 심하지 않은 편”이라며 “규제 완화가 아닌 폐지가 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답했다.
농협자산관리회사의 채권 매입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농협자산관리회사는 농축협의 부실 채권을 매입·처리하고 일정량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김종우 대전 진잠농협 조합장은 “농축협이 공동 대출 연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농협자산관리회사의 수수료가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토로했다.
강 회장은 “현재 농협자산관리회사가 부실 채권 매입 여력이 부족해 수수료 부과에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며 “농축협의 부담을 최소화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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