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잎마름 병·수확 감소 등 충남농가 직격탄
충남도내 가뭄이 지속되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추수를 앞둔 벼를 비롯해 농작물들이 가뭄으로 수분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말라 죽거나 생육 저하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충남도와 도내 시·군 등에 따르면 수확철을 맞이한 가운데 일부 농작물들이 건조한 날씨가 장기화됨에 따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추수를 앞두고 있는 충남 서해안지역 간척지 논을 중심으로는 잎마름 현상이 나타나면서 벼가 고사하고 있다. 벼 전체가 말라죽는 잎마름 현상은 심각해질 경우 벼가 여물지 못해 쌀을 생산하지 못하게 된다. 현재(지난달 말 기준) 도내에 집계된 잎마름 피해는 900농가 3503㏊에 달한다. 간척지의 경우 토지에 남아있는 염분이 가뭄으로 인해 농도가 높아지면서 잎마름 현상을 부채질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충남의 알프스로 불리는 청양에서는 밤 재배농가가 가뭄에 타격을 받고 있다. 봄부터 계속된 가뭄으로 성장상태가 좋지 못하고 대과(큰 밤) 비율이 예년에 비해 낮아졌다.
청양에는 1500농가가 3500㏊에서 6500t을 생산, 연간 190여억 원가량의 소득을 올리고 있지만 올해는 30% 이상 수확량이 감소해 4000t 가량의 밤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확된 밤도 지속된 가뭄의 영향으로 지난해 특 15%, 대 59% 중 20%, 소 6% 등에 비해 올해에는 특 7.5%, 대 49%, 중 31.5%, 소 12% 등으로 상품에 현격한 차이를 보여 일부 농가에서는 밤수확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있다.
청양군 정산면 신덕리 조준행 씨는 "올해 수확량이 급감했다. 밤 크기도 작아 줍고 자시고 할 것이 없다"며 "주워봐야 손해인 내 농사를 포기한 채 품이라도 팔아보려고 형편이 조금 나은 다른 농가를 찾아 나서는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밭 작물들도 생육에 지장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김장에 사용될 배추와 무, 쪽파 등 노지에서 생산되는 작물이 걱정이다. 지난 1일 충남지역에 비가 내린 것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여전히 가뭄피해 가능성은 남아있는 실정이다.
예산군에서 배추를 재배 중인 한 농가는 "지난주에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배추를 모두 갈아 엎었을 것"이라며 "지금도 물이 부족해 스프링클러로 물을 주고 있는 상황이지만 분명 건조한 날씨 때문에 제대로 배추가 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가가 상대적으로 적은 천안과 아산지역에서는 현재 가뭄으로 인한 피해는 적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장기화 될 경우 산업단지의 공업용수 공급 등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해 대비하고 있다. 천안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기초수급자에 절수기 2000개를 배포하는 등 물절약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아산도 가뭄상황관리 합동 t/f팀을 구성, 운영하면서 장기화될 가뭄에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현재 각 시·군별로 가뭄에 따른 피해현황을 파악, 집계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피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피해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정부 등에게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농민들의 시름을 덜어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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